계획과 계획도 마찬가지다. 계획적인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 양자 모두가 계획적인데 그 내용이 다르면 서로는 서로에게 공고한 성일뿐이다. 왜 그런 계획이 있어야만 하는지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 서로의 성을 지키기 위해 평행선을 달리며 분투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오히려 즉흥적인 사람과 계획적인 사람의 합이 좋을 수 있다. 즉흥적인 사람은 계획적인 사람의 그 계획이 매려적이면 충분히 그 계획 속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중도에 변심하여 그 계획에서 이탈할 경우 계획적인자의 입장에선 힘들어질 수 있겠지만 그런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면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즉흥과 정확한 플래닝이 필요한 계획은 요와 철처럼 잘 맞아떨어질 수 있다.
그러니까 사실 맞느냐 맞지 않느냐는 성향보다는 가치관이다. 가치관이 맞으면 계획의 계획은 즉흥에게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것을 제공해 주는 대상이 될 수 있고 계획에게 즉흥은 자신의 플래닝에 동의해 줄 수 있는 훌륭한 지지자이다.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지만 사람은 이런 간단한 사실도 자주자주 잊는 존재이다. 탁월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공력이 많이 드는 노력의 산물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