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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Aug 15. 2023

공과 사의 상호배타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은 왜 구분되어 존재할까. 왜 구분되어 인식될까. 공적인 것은 무엇이고 사적인 것은 무엇일까. 그 둘은 상호 배타적으로 정확히 나눌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중첩되는 영역을 우리는 어떻게 규정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중첩된 영역에서 무엇인가를 도모할 때 느껴지는 힘겨움이 있다.


친구와 사업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공적 영역에서는 어떤 사안이든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입각한 의사소통과 의사결정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친숙함이라는 장벽이 그것을 막아서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에는 진지함이 필요할 때가 많은데 친숙함은 관계를 진지함으로 가져가기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만약 어떤 가치가 진지한 대화 또는 진지한 관계라는 영역에서만 발생하고 그 가치가 그 일이 올바로 완성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면 친숙한 관계에서는 애초에 그 일의 성과를 절대로 만들 수 없을 것이다. 공적인 영역이 사적인 영역과 구분되는 것은 그것이 온전하게 보전되었을 때만 나타나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공적인 영역은 공적인 영역 나름대로 사적인 영역은 사적인 영역 나름대로 말이다. 그렇기에 그 영역이 중첩되어 애매함에 빠진 상황에서는 애매한 결과만 나타나는 것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둘은 상호배타적으로 존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관계가 온화하다는 것과 친숙하다는 것을 구분 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공적인 것이 꼭 냉철하고 무거운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친숙하다고 해서 그것이 꼭 따뜻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친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말이 생기기도 하고 친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 날카로워질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일을 할 때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공적인 영역을 사적인 영역으로부터 보호하고 마치 윤활유를 뿌리듯 그 울타리 안에 온화함을 불어넣는 정도가 아닐까. 그 영역이 중첩되기 시작하면 늪에 빠진 사람처럼 그 어떤 것도 취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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