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오 죽을 각오로 싸우면 살 것이다."라는 아주 유명한 이순신 장군의 명언은 태도와 결과가 상반되는 대표적인 예다. 산다는 것은 결과이다. 결과를 탐하면 과정에 충실해지지 못한다. 결과물이 등장하기까지의 시간 동안은 치열한 과정만이 존재해야 그 결과가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그 과정을 결과를 상상하는데 써버리면 과정의 밀도감은 낮아지고 오히려 결과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래서 생존이라는 결과물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마치 그것이 없는 것인 양 행동해야 눈 앞에 집중할 수 있고 역설적으로 그것이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격언이다.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태도가 너무 강하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 아는 것을 너무 떠벌리면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잘난척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간절히 원하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 있는 반면 꿈을 너무 드러내면 그것을 시기하고 멸시하는 꿈도둑들이 그 꿈에 도달하는데 방해꾼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무엇인가를 강하게 원하는 것은 오히려 그것을 갖지 못하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탐욕으로 비칠 수도 있고 스스로의 마음이 탐욕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향해간다는 것에 있어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싸움이라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확신이 든 순간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것은 아직 의심할게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보지 못한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의심할 것이 남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과정에 머물러었다는 것, 그 의심을 지울 수 있는 생각과 행동과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시점에 결과를 확신하는 것은 아직 결과가 발생하지 말아야 할 시점에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자신이 존재해야 할 적합한 지점을 가지고 있다면 결과라는 추상적인 개념도 자기 자신이 존재해야 할 지점이 있다. 그 시점이 너무 앞당겨지면 결과는 힘을 받지 못하고 부서지며 스러진다. 결과가 자기가 존재해야 하는 시점에 등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이 스스로 등장할 때까지는 그것을 탐하지 말아야 한다.
23.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