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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 Nov 12. 2023

인연을 대하는 태도

인생이란 시간 선 위에서 우리는 인연을 만든다. 스쳐가는 인연부터 벗어날 수 없는 인연까지 내 시간선을 찾아왔다 어느새 다시 떠나가는 수많은 인연들. 지난 인연은 때로 허망하고 그런 경험의 축적은 새로운 인연 앞에 나를 시큰둥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또 어느샌가 정반대의 깨달음을 얻게 만들기도 한다. 모든 인연이 시간의 제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인연을 소홀히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나를 나아준 부모도 내 인생의 모든 시간선을 함께하지 못한다. 내가 사랑하는 배우자도 내 삶의 모든 시간선을 함께하지 못한다. 친구도, 동료도, 내 유전자를 이어받을 자식도 마찬가지다. 세상 모든 인연은 유한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끝나버릴 인연이라는 사실은 그 가치를 매기는 척도가 될 수 없다. 모든 인연은 시작과 끝이 있다. 터널을 통과하듯 진입함과 빠져나감이 있다.


인연 앞에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것일까.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소중히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것보다는 충실해야 함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사랑해야 하는 인연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인연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생이 지금, 여기 존재한느 것이 중요하다면 나를 둘러싼 인연을 있는 그대로 충실히 대하는 것도 인생의 중요한 덕목이 되리라 생각 든다. 별안간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웅크리고 겉 옷을 꺼내 입는 것처럼 우리를 찾아오는 인연에 충실히 반응하지 않으면 안녕을 취할 수 없는 것은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 우주로 펼쳐져 있는 인연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미워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는 다양한 마음의 방식으로 말이다.


이 넓은 땅에 나 혼자만 살아간다는 것은 그 살아감에 아무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처럼 우리를 스치는 수많은 인연은 크고 작은 의미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이 인연을 대하는 태도이지 않을까 살며시 생각을 해본다.


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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