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기 참 좋았던? 2019년 [J+Start]

창업이 더 이상 특이한 도전이 아니게 된 이야기

by J plus

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창업에 뛰어들었던 2019년은 스타트업 업계에 자본이 크게 유입되던 투자 과열 시기의 마지막 해였다.(정확히는 그 이후로도 2~3년 정도는 그 분위기가 이어졌다)
자본이 넘쳐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창업가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Wework 부터)가 활성화되어 사무실 구하기가 좋았고, 공공예산을 활용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들이 넘쳐났고, 성공한 창업가에 대한 VC들의 따뜻한 투자와 지원 후기들이 예비 창업자들의 마음을 뒤흔들던 시기였다. 또한, 정부에서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실체 명확한 제도적 지원들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던 시기이기도 하다.(Tips 활성기, 규제샌드박스 도입기 등)


그런 다양한 요소들의 복합적인 결합으로, 스타트업 창업이 더 이상 ‘특이한 도전’이 아니라, 현실적인 진로의 하나로 받아들여지던 무렵이었다.


그 시기에 나는 플랫폼 기반의 규제 산업 영역에서 창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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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대학을 다니던 2000년대 중반,
서울 소재 문과생에게 주어진 진로 목표 선택지는 지금의 시선에서는 이해하기 여러울? 정도로 단촐했다.

‘대기업 취업이냐, 전문직이냐(공무원 포함)’.


창업은 선택지라기보다, ‘선택 외의 것’에 가까웠다.
당시에도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시장 규모가 작고 사례도 적었다.

무엇보다 창업이라는 경로 자체가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던 분위기도 있었다.


나는 대학생 시절 대기업 주관 공모전에 끊임없이 참여했다. 주로 아이디어 제안형이었고, 상당수의 공모전에서 수상을 했다. 돌이켜보면 지금 말하는 ‘초기 창업의 프리 스테이지’, 즉 아이디어 발굴 → 콘셉트 정리 → 시제품 설계 정도를 간접 경험했던 활동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가 없었다. 당시에는 엑셀러레이터, TIPS, 정부 지원금 같은 후속 단계 생태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모전을 열던 대기업들조차도 실제로는 포트폴리오 확보나 대외 이미지 제고 목적이 전부였고, 나는 그 속에서 서류 전형 면제 같은 취업 특전을 목표로 참여했던 게 사실이다.


내가 (창업이 아닌)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2010년을 전후해서 눈에 띄게 창업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외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애플 같은 기술 및 플랫폼 기업들이 전 지구를 혁신하고 있었고,

국내에서는 미국의 그루폰을 벤치마킹한 티몬, 쿠팡 같은 상거래 플랫폼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았다.

또한, 배달의민족, 배달통 같은 요식업 중개 플랫폼 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다양한 IT기반 서비스가 자신들의 성공 모델을 홍보하며,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미국 소셜커머스 '그루폰'

이 시기의 특징은 소셜커머스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 모델이 나름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고 있었고, MAU 확대 중심의 '의도적 적자?' 전략을 기반으로 수익은 나중에 만든다는 방식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던 시기라는 점이다. 그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 중심의 모델이 주를 이뤘었고, 그런 전략에 대한 면죄부가 확실하여 수백수천억원의 손실 하에서도 대규모 투자나 글로벌 M&A가 성행하던 시기였다.


당연히 그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있었다. 모바일 기반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O2O 서비스가 생활 전반으로 확장됐고, 그 흐름을 눈치 빠르게 읽은 이들이 창업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20대 창업 열풍'…올 신설법인 9만개 전망 - 2015년 10월 29일(한국경제)


2010년경, 나는 대기업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틀 안에서의 성장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당시 업무는 영업과 기획 쪽이었고, 정해진 KPI와 조직 구조 안에서의 경력을 설계해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과 스타트업 생태계의 확장 속도를 직접 보면서 계속 "이 방향이 맞는가?"라는 질문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1년엔 지인과 함께 소셜커머스 기반의 의류 플랫폼을 런칭한 적도 있다.
사업은 오래가지 못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 조직 밖에서 일하는 방식과 제약들을 체감했고, 무엇보다 내 적성이 그쪽에 가깝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스타트업 씬은 자본과 제도의 체계적인 지원 생태계를 나름? 촘촘하게 갖춰갔다. 동시에 의도적 적자 전략을 취했던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그 당위성이 높아지고 기업들의 경쟁력은 공고해 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아는 사람들은 스타트업의 붐이 일고, 플랫폼 서비스의 전성기였다고 말한다)

나는 여전히 대기업에 남아 있었지만, 점점 더 창업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갔다.
실패에 대한 우려보다는,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에 대한 후회 가능성이 더 크게 다가왔다.


결국 2019년, 창업을 결심했다.

이 시점은 나름 업계 변화, 생태계 구성, 제도화된 지원 프로그램의 존재 등 비교적 예측 가능한 조건들이 갖춰진 이후였고,

그런 환경 조성 덕에 동시에 투자가 과열된 시기 이기도 했고,

동시에 창업을 결심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현실적이고 멋진 진로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였다.


그렇게 나는, 스타트업계 Big Wave의 끝자락에 살며시 몸과 마음을 던졌다.

2020년대 상황은 예상하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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