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직장인'이 스스로에게 보낸 편지
Target 독자
- 변화 앞에서 흔들리며 ‘마음의 중심’을 다잡고자 하는 이들
- 회사에서 ‘나만 이런가?’ 싶은 고민을 해본 직장인
- 조직 내 이동, 변화, 평가, 사람 사이의 피로를 경험한 사람
- 과거의 자기 자신과 대화해보고 싶은 사람
- 후배들에게 조언할 말을 고민해본 선배 직장인
회사에 입사한지 7~8년차 무렵,
한참 다니던 회사에서 이제 막 내 밥벌이를 한다고 여길 무렵, 나에게 작은 변화의 순간이 있었다.
당시 나는 한 분야에서 꽤 오랜 커리어를 내려놓고 조직 내 가장 '선임 부서'의 '막내'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던 것이다.
겉으로는 회사 선임부서로의 '발탁?' 인사라고 자기위로를 할 수 있었지만,
이 이동이 당시의 나에겐 '성장'이 아닌 '후퇴'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과연 날고 기는 선배들 사이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막내로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 내 커리어에 괜찮은 걸까?’
(대기업의 일원이었던 나는, 내가 속할 부서의 미션보다, 조직 위계상 부서 막내로 간다는 사실이
마치 '후퇴?좌천?'처럼 느껴졌다. 더더욱이 기존 부서 내 선임 과장을 기대하고 있던 시기라서 더더욱)
나는 흔들리고 불안한 내 마음을 다잡기 위해,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 스물여덟가지를 기록했었다.
이 다짐글을 새로운 부서에서 일하는 3년간 가슴(진짜 가슴 주머니)에 품고 다니며 틈날때마다 꺼내봤었고,
이후 몇 년이 지난 최근, 그 시절의 내가 남긴 이 기록을 우연히 꺼내보게 되었다.
실제로 잠깐동안은 힘든 순간도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참~~~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참고) 1. 중복/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다짐들이 많다. 하지만 각각 조금씩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2. 28가지 다짐 아래에 '파란색 글씨'로 당시 저 다짐을 할 때의 생각을 지금의 기억으로 더듬어 적어봤다.
3. 전반적으로 내 스스로 내 자존감을 높이는 다짐들이 많고, 조직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한 다짐, 내 스스로의 부족/미흡했던 성향을 바꾸고자 하는 다짐들이 더러 섞여 있다.
=> 엄청 부끄러운 글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과거의 나처럼 조직 안에서 흔들리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텐데,
그들에게 이 하찮은 다짐들이 작은 위안이나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와의 약속! 다짐 28가지!
1. 한번 했던 실수는 되풀이하지 말자.
한번 더 생각하고, 잘못된건 메모하고 기억하자.
잘한건 얼른 잊자.
(실수를 하면 밤에 이불킥을 했고, 그렇다고 잘했다고 칭찬을 받으면 '정말 잘한걸까?' 하면서 나를 의심했었다. 이런 내 모습을 바꿔보고자 했던 다짐이다.)
2. 나를 나의 입장에서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음에 서운해하지 말자.
말을 삼가고, 일에 매진하자.
(쓸데없는 주변 눈치를 살피고, 나에 대한 평을 파헤치려는 시도를 했었다. 그러다보면 말이 많아지고, 그것 자체가 나를 더 위축되게 했었다. 신경 쓰지 말자는 다짐이었다.)
3. 나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자.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 또한 한 가정의 남편이자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말자.
(주변에 자신감 넘치고, 일 잘하는 또래를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난 나대로 했을 때 결과가 좋았다. '나'에 집중하자는 다짐이었다.)
4. 사소한 역할이 소중함을 되새기자.
하찮아 보이는 업무로도 인정 받는 막내들의 태도와 열정을 생각하자.
(최초 입사 때를 제외하고는 '막내'로 일한 경험이 없던 나에게, '막내'로 일을 하면서 하게 될 온갖 사소한 일들이 내 자존심에 스크레치였다. 나도 모르게 선민 사상에 빠진 듯 한 내 마음을 다잡기 위한 다짐이었다)
5. 지금까지 쌓아온 성이 대리석 성이 아님을 직시하자.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이 나에게 독이될지, 득이될지는 내가 하기 나름이다.
완전 모래성이다.
(그동안 쌓아왔던 내 커리어와 조직 내 평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것을 알면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 내 모습이 싫어서 했던 다짐이다)
6. 업무의 가치에 대해 따지지 말자.
하찮은 일에 대한 학습과 배움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자.
(4번과 비슷한 다짐이다.)
7. 주변에서 나를 평가하는 것에 신경쓰지 말자.
그들은 나를 바라보고 일하지 않는다.
나 또한 앞만 보고 일하자.
(5번과 비슷한 다짐이다. 참 중요하지 않은 주변 시선에 신경을 쓰는게 내 모습이 하찮아 보여서 했던 다짐이다)
8. 자신감 넘치는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 필요 없다.
자신감 하나는 내가 더 뛰어나다.
(3번과 비슷한 다짐이다.)
9. 내가 가진 것에 믿음을 갖자.
그것을 하찮게 보는 사람들에게 서운해하지 말자.
(3번과 비슷한 다짐이다.)
10. 나를 믿는 사람들에게 신뢰로 보답하자.
다만, 그 믿음도 모래성일 수 있음을 직시하자.
끊임 없는 최선이 답임을 기억하자.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고 일에 매진하고자 했던 다짐이다. 하지만, 그 또한 내가 이미 가진 것이라 과신하지 않고자 했던 다짐이다)
11. 대화를 할 때는 항상 신중하자.
남의 이야기를 하지 말고. 남의 이야기를 적당히 경청하자.
일적인 것은 집중해서 듣고, 그 외적인 것들은 걸러서 듣자.
(새로 몸 담은 부서는 구설수에 쉽게 휘말릴 수 있는 곳이었다. 대체로 '말'에서 비롯되는 것을 알고 있어서 '말 조심'하자는 다짐이었다. '남' 얘기 많이 하는 사람들은 꼭 '남'들 입에 오르내리더라.)
12. 정치적인 사람이 되지 말자.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이다.
나는 직업인일 뿐이다.
내 일에 최선을 다하자.
(11번과 비슷한 다짐이다.)
13. 남들보다 뒤쳐질 수 있음에 흔들리지 말자.
지나치게 빠른 걸음은 나를 낭떠러지로 몰고 갈 수 있다.
지금 이 자리가 나의 무덤인냥 일하자.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서두르지 말자는 다짐이었다)
14. 일에서 너무 큰 재미를 찾지 말자.
즐거운 일이 아님에 아쉬워하지 말자.
아쉬워한다고 일이 즐거워질 수는 없다.
(일에 재미를 느낄 때 나의 생산성도 높았었다. 근데 새로 몸 담는 부서는 '일단 재미 없는 일을 하는 곳'이엇다.)
15.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말자.
정신이 맑은 사람들의 미소는 주변 사람들을 미소짓게 한다.
정신이 맑은 사람들의 업무는 완벽하다.
정신이 맑은 사람들의 태도는 진실하다.
정신이 탁한 사람들의 미소는 주변 사람들을 비웃게 한다.
정신이 탁한 사람들의 업무는 완벽하지 않다.
정신이 탁한 사람들의 태도는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정신이 탁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다짐글도 쓰고 있던게 아닐까. 가장 중요한 다짐이었다)
16. 부지런하자.
질문을 멈추지 말고, 대답을 경청하고, 실행하는데 두려워하지 말자.
먼저 출근하고, 먼저 일하고, 먼저 묻고, 먼저 답하자.
그럼 먼저 퇴근할 것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던 '일에 임하는 자세'였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이었다)
17. 끊임없이 일로 대화하자.
일하러 만난 사람들에게 개인사는 후순위다.
나의 손짓에 대한 무관심한 반응에 서운해하지 말자.
(11~12번과 비슷한 배경에서 비롯된 다짐이다)
18. 나를 좋게 보는 사람보다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을 수 있는걸 당연하게 생각하자.
그런 인식들을 신경쓰는 내 모습이 참 초라하고 바보같다.
신경 쓰지 말자. 그동안 내가 했던 일들을 생각하자.
최선을 다했고, 업무로 인정 받았다고 자신하자.
신입사원 때 했던 대로 하자.
(2,5,7번과 비슷한 배경에서 비롯된 다짐이다. 남 눈 신경 쓰지 않기, 자신감 갖기, 초심 갖기 등)
19. 말 실수 하지 말자.
모르는건 모른다고 답하자.
아는건 지신 있게 말하자.
애매한건 챙피할 필요 없이 모른다고 답하고, 확인하자.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가득하면, 사소하고 가볍게 넘어갈 일도 혼자 진지해지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변명을 했던 적이 있었다. 가벼운건 가볍게 넘기자는 다짐이었다)
20. 일을 미루지 말자.
오늘 이야기한 업무는 그날 계획을 세우자.
긴 버퍼링은 아무에게도 좋지 않다.
내 정신이 탁해져서 미루는 업무는 다음날의 내 정신을 더 탁하게 만든다.
(16번과 비슷한 다짐이다.)
21. 조급하게 일 하지 말자.
내 능력 밖의 일이 아님을 억지로 증명하려 하지 말자.
가벼운 계획을 세우고 물어보며 실행하자.
머릿속으로 답을 찾을 때까지 고민하는 무식한 사람이 되지 말자.
(부지런함과 서두름은 다르다. 착각하지 말자는 의미의 다짐이었다)
22. 주변 사람들이 잘되길 기도하자.
주변 사람들의 모습은 나의 거울이라고 생각하자.
선배의 성과가 곧 나의 성과이고,
후배의 성과가 곧 나의 성과이다.
선배들이 잘되도록 써포트하고, 후배들이 잘되도록 이끌어주자.
(내가 만나고 싶은 동료의 모습처럼 나부터 실천하자는 다짐이었다)
23. 한번 경험 한건 확실히 이해하고 기억하자.
자격증을 주지 않는 이상 경험치는 필요할 때의 지식과 노하우로 표현된다.
(어설프게 일하면 나중에 남는게 없는 경험을 많이 했다. 법무팀 변호사도 아니고, 재무팀 회계사도 아닌 나는 결국 회사에서의 일 경험이 곧 내 자산이었다. '경험의 확실한 자산화'를 목표로 했던 다짐이다)
24. 나의 다짐을 티내지 말자.
다짐은 다짐일 뿐, 홍보 수단이 아니다.
다짐은 나의 태도와 업무로 발현되면 된다.
("나 이렇게 다짐 했으니 알아줘"라고 이야기 하는 순간, 다짐의 힘은 그걸로 끝날 것 같았다.
마음 속에 혼자 간직하고, 실천하는 것에 모든 노력을 하기 위한 다짐이었다)
25. 나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하지 말자.
사람들은 나의 행복에 질투하고, 나의 슬픔에 기뻐한다.
나의 개인사를 그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활용하지 말자.
이야기로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사람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적인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관계는 좋은 것이지만, 그 관계를 만들기 위해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를 활용하면 '진정성이 통하는 것' 이전에 '나를 벌거벗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시기다)
26. 내일을 생각하지 말자.
내일을 생각하는건 퇴근 직전과 잠들기 전에만 하자.
오늘 일을 생각하자.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자는 다짐이다.)
27. 내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주어진or주어질 일이라면 과감하게 도전하자.
내 업무에 내 스스로 한계를 부여하지 말자.
딱 거기까지만 크고 싶지 않으면...
(쉬운일 /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대체로 쉽게 해냈다. 일을 잘 하는 중요한 비결이라는 믿음에서 했던 다짐이다.)
28. Test에 휘말리지 말자.
Test인지 아닌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최선을 다하면 만사형통.
("어디 한번 잘하나 보자~"하고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그런 느낌을 가지면 꼭 어김없이 결과가 안 좋았던 경험에서 비롯된 다짐이었다)
- 201X년 3월 XX일 OOO, 부서 이동을 앞둔 다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