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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ia Jan 13. 2019

나이스 초이스인가요?

책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고

나는 그의 성향의 상당 부분이 나와 겹친다는 데에 경이로움까지 느끼면서 이 책을 읽었다. 이러면 훗날 내게 기회가 오더라도 이런 책은 쓸 필요가 없게 된다. 


이 책을 사게 된 책 띠지의 결정적인 한 문장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손석희 언론인은 본인의 행동에 옳고 그름을 끊임없이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 뒤돌아 아쉬운 선택은 있을지언정 후회하는 선택은 만들지 않기 위해. 



사회에서 단 한가지의 옳고 그름은 이미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다. 이 시대 속에서 대중에게 목소리를 전하며 끊임없이 평가받더라도 손석희가 지키는 그 꿋꿋함에는 스스로 마지막에 내리는 판단이 있다고 본다. 남들보다 더 수시로 그런 판단을 내리는 것이, 내려야 하는 것이 얼마나 단단한 뿌리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어렴풋이 알기에 우리는 그를 쉽게 질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손석희 앵커가 타인에게 이토록 자신과 닮았다고 말하다니. 그것도 생각과 성향에서. 서로 다른 업에 임하고 있는 기성세대 두 명의 생각과 성향을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다니. 나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될 지 궁금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최근의 초이스, 북클럽


독서모임의 첫 클럽을 고르며 많이 고민했다. 이게 뭐라고. 어떤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 어떤 책을 읽게 될 지, 신청비는 가치있게 쓰일지, 4개월동안 어떤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지 상상하며 틈틈이 고민했다. 괜히 이미 마감된 클럽이 많은 마지막 달에 클럽을 찾고 있는 나는 기회를 놓친 듯 했다. 2권의 책을 읽는 클럽, 갓 배우기 시작한 중국어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클럽, 데미안이 첫 책인 인문학 클럽, 스타트업 생활을 나눌 수 있는 클럽까지. 신청을 눌렀다 마감이 된 관심 클럽이 열리면 다시 클럽 변경을 누르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멈춘 클럽이 '나이스 초이스'였다. 내 선택이 나이스 초이스이길 바라면서. 


관심분야 추리기도 변경도 고민도 할만큼 했으니 이제는 운? 에 맡긴다는 자세는 아니었고, 어떤 클럽을 들어가든 결국 만족감은 내 마음가짐과 참여태도에 달린 거라는 인생 진리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이 진리를 되새겨준 한 마디는 이 문장이었다. 

답이 없으면 어때요. 치열하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즐거운데!


일해서 지친 머리를 쉬이고, 내가 좋아하는 선택을 일상 속에서 늘리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북클럽이어서 또 이렇게 정성들여 선택을 하고 있나보다.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선택하는 과정에서 즐거웠다. 내가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지. 사회의 기준대로 머리를 굳혀 고민하지 않고 선택하지 않는 일상보다 선택지가 주어져 고민할 수 있는 이 순간이 더 활기차다. 


책에서 문유석 판사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당신이라고. 링에 올라야 할 선수는 바로 당신, 개인이라고. 


개인주의자를 외치지만 집단과 사회를 외면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내내 떠오르는 사회학자가 있었다.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하라
- 안토니오 그람시

비관할지 낙관할지, 따를지 거부할지, 개선할지 머무를지 선택은 역시 개인의 행동이다. 개인의 등을 직접 떠밀 수 없는 사회이지만 가파라지는 계층 구조와 경제 위기는 손없는 등떠밈을 분명 하고 있다. 


저자의 조심스러운 해결책에 힘을 싣고 싶다. 


강한 책임감을 기꺼이 질 수 있는 가치관, 그저 맞서 싸우기보다 쓸쩍 다른 길로 유도하는 방법, 작지만 끊임없는 균열을 내는 역할, 서로에게 '참 말, 필요한 말, 친절한 말'을 건네야 존중받는 분위기, 다양성이 지금보다는 덜 평가받는 사회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Be kind, for eve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


비난의 화살을 안밖으로 쏘기를 멈추지 않는 그대여. Be kind, 본인에게도 타인에게도 사회에게도. 결국엔 내가 행복해지기위해. 이왕이면 나를 둘러싼 환경과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결국 '개인주의자 선언'은 각오가 시작이지만, 각오(말)보다 중요한 건 행동이다. 


나이스 초이스를 간절히 원하나요?

우리 각자
나나 잘해볼까요

책 '잘돼가? 무엇이든' 의 표지 (이경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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