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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ia Dec 12. 2018

무엇이 당신의 인생을 채우고 있나요?

책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이 당신의 인생을 채우고 있는가
그것이 당신의 삶에 충분한 의미를 부여하는가
 

저자는 책을 통해 물었다. 

어려운 말이다. 그 무엇이 무엇인지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머리 속에서도 뚜렷히 떠오르지 않는다. 


저자는 질문을 바꾸었다. 


살아있는 순간마다 당신을 기쁨을 느끼는가 
언제 느끼는가


기쁨을 느낀 순간은 바로 떠올랐다. 


바로 어제! 일요일 저녁 카페에서 1주일 전 다녀온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기록을 정리할 때 나는 나의 존재를 실감하며 충만한 기쁨을 느꼈다. 내가 유럽에 다녀왔음을, 새로운 풍경과 문화를 접해 몸과 마음이 커졌음을, 젊고 살아있음을 다시금 되새기며 기뻤다.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엘 클라시코 관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야경, 리스본의 로컬 바 파두 공연


왜 느꼈는가


내가 기쁨을 느낀 순간을 되돌아보면 꽤나 다양성, 다국가, 다문화를 경험할 때이다. 


심리학을 전공하며 인간은 각자 고유한 존재임을 깨달았다. 

성격이 같은 사람 하나 없고 같은 모양의 행복을 가진 사람 또한 없다. 그럼에도 한국은 서로 다른 사람들의 고유성보다는 공통점에 주목하고, 집단으로 묶고, 기준을 세워 줄세우기 하는 구조 속에 자주 갇힌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우월을 행복이라 정의하고 다양한 인간들을 똑같은 옷을 입혀 하나의 울타리에 스스로 가둔다. 그 속에서 나는 진짜 내 행복이 무엇인지, 언제 내가 살아있어 기쁜지, 그 충만한 감정을 종종 잊어버리고 만다. 


이 울타리 밖으로 나가는 경험들에 나는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나갈 수 있도록 오늘도 응원한다. 아래와 같은 말들을 찾아




1) 홀스티 선언문 

(The Holstee Manifesto, 류시화 옮김)


The Holstee Manifesto (Image source: opencollege)


이것은 너의 삶이다

네가 사랑하는 것을 하라, 자주 하라

어떤 것이 마음이 들지 않으면 바꾸라

너의 직업이 싫으면 그만두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텔레비전을 끄라

너의 인생의 사랑을 찾고 있다면 중단하라

사랑하는 일을 하기 시작하면

사랑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분석하기를 멈추라, 삶은 단순하다

모든 감정은 아름답다

음식을 먹을 때는 마지막 한 입까지 감사하라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들에게 마음과 두 팔과 가슴을 열라

우리는 서로의 다름 안에서 하나로 이어져 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그들의 열정에 대해 묻고

너의 꿈과 영감을 그들과 나누라

자주 여행하라

길을 잃는 것이 너 자신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기회는 단 한 번만 온다, 붙잡으라

삶은 네가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네가 만들어 내는 것에 관한 것이다

그러니 밖으로 나가 만들기 시작하라

인생은 짧다

너의 꿈을 살고 너의 열정을 나누라


아름다운 도시 포르투에서 '길을 잃는 것은 너 자신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위 구절을 느꼈다.




2)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책 속 한 구절


누구든지 한 가지의 능력은 가지고 있다
그 하나의 능력은 오직 그만의 것이다
용기를 가져라


니체라는 철학자를 좋아한다. 중고등학생 시절 수험용으로 읽었던 니체는 기억이 안 나지만 대학교 1학년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니체의 책들은 항상 큰 울림을 주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은 논문이나 산문집이 아니고 짧은 경구들을 모아둔 책이다. 630여 개의 경구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형이상학, 도덕, 종교에 대한 비판적인 철학적 논의에 이어, 후반부에서는 친구의 문제, 가족의 문제 그리고 국가의 문제를 경쾌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말한다. 그 이후의 해석을 더하는 건 내 몫이어서 더 좋다. 


이 문제를 논하는 니체의 태도는 다음과 같다. 


"그대들이 이상적인 것을 보는 곳에서 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것을 본다."


니체는 삶의 역경을 외면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처럼 과거로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이 고난이고 역경임을 인정한다. 다만 그러니 조금이라도 괜찮아지는 건 지금 여기서 살아내는 거라고 용기를 가지라며 인간적인 우리들을 묘사해준다. 


곧 새해가 오는데 지금의 나는 잘 하고 있는가. 지금 여기가 맞는가. 고민하던 날 이 구절을 만났다. 


"누구든지 한 가지의 능력은 가지고 있다. 그 하나의 능력은 오직 그만의 것이다. 용기를 가져라"


이 세상에 가지고 태어난 나만의 것이 한 가지는 있다고 믿자. 한 가지는 인간적, 너무나 인간적이다. 이 능력을 기쁨을 느끼는 순간을 늘리는데 사용하자. 


다시 한 번, "살아있는 순간마다 당신을 기쁨을 느끼는가. 언제 느끼는가" 저자의 질문으로 돌아간다. 


포르투의 야경, 이 야경만큼 멋진 내 능력 한 가지는 바라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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