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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omynatsu Oct 25. 2024

같이 들을까 :
가을에 듣기 좋은 노래 part3

Beam eyes beam - New moon

https://youtu.be/5mskB-m_h70?si=9l3ssTy9bxDLTNGQ


가을밤엔 달이 유난히 선명하다.

둥근 달도

반쪽 달도

손톱 달도

가끔 홀린 듯 멍하게 달을 바라볼 때가 있다.

위험하다는 건 충분히 안다.

바이크에 앉아 신호대기 중에 바라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저 알고도 당하게 되는 것뿐이다.


수없이 많은 인디밴드들이 솟아났다 사라진다.

흐드러지는 벚꽃처럼,

아주 잠깐 예쁘게 피어나지만 결국엔 져버린다.

수 백 수 천의 기대주,

수 천 수 만의 활동 중지가 공존한다.

한국의 락이란, 

한국의 인디밴드 문화란 그러하다.


빔아이즈빔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노래는 참 좋았는데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멜로디도 좋고, 

듣기 편하고,

무엇보다 가사가 정말 좋았는데.

하지만 수 없이 많은 인디밴드들처럼,

아마 수 없이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


우주를 다룬 곡들은 대부분 매력적이다.

광활하다는 말에는 다 담기지 않는 공간.

그 공간을 연약하게 표류하는 존재.

우리가 때때로 지독한 공허함과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건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는 게 아닐까.


내가 달을 멍하니 바라보게 되는 것 또한.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맹렬하게 시선을 빼앗기는 이유 또한.

그런 이유가 아닐까.

언제나 같은 자리에

또 하나의 표류물이 있다는 것.

그게 아주 작은 위안의 한 조각이라도 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한참 동안 노래를 들으며

둥근 달을 바라보고 있다 보니

조금 추운 바람이 목을 휘감는다.


가을이다.

옷깃을 여며야겠다.

다시 추운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언젠가 우주의 벽에 부딪혀

긴 시간 미로 속을 헤메도

언젠가 우리를 닮은 별들은

밤하늘 가득 반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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