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처들은 모두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의 짐작.
나의 판단.
나의 믿음.
그렇다고 생각하여 멀어지려 했고 ,
그렇다고 판단하고는 역시나 그랬다고 한심해하며 자조했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었다.
눈을 감고 , 귀를 막고 , 입을 닫고 아무것도 보지 않고 믿지 않으려 했다.
그렇게 단정 지었다.
더 많은 것들이 상처들로 잔뜩 금이 가버린 몸뚱이를 깨트리려 했다.
결국 몸뚱이가 산산이 부서지기 전쯤에야 나는 갇혀있음을 알았다.
상처가 아닐 수 있었던 것들로 금이 간 몸뚱이는 그냥 나를 가둬둔 껍데기였음을 알았다.
그 안에는 아직 내가 있다.
상처받고 울지 않아도 되고 , 하고자 하는 것은 하고 , 무언가를 포기할 줄도 알았던.
남들처럼 어떤 아픈 기억들을 가지고 멈추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온 내가 있다.
사람을 믿어도 되고 , 아프지 않아도 되고 , 그 누군가도 함부로 할 수 없으며
힘들 때 슬퍼하고 , 행복할 때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 사실을 잊지 않고 우리는 조금 더 자주 스스로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어쩌면 살아가는 일은 그런 날들의 반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