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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루미악토버 Nov 16. 2017

다시 한번

탓하고 소리 지르고 울어버린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잠시 조금이나마 후련할 뿐. 
으깨져가는 자신을 보며 가장 힘든 건 스스로다.  

우리는 가끔 위로를 무심히 던져 상대에게 상처를 낸다.  
수많은 감정들 중 힘듬과 슬픔이 밀려올 때의 그 아픈 감정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만 같아 
자책과 부담을 느껴야 했다.
혼자 감당하기 버거운 감정들을 절제해야 했다. 
그게 맞는 듯 배워왔다. 
울면 안 되었고 , 힘들면 빠르게 벗어나야 했다. 


그렇게 절제된 감정들은 몸에 독소가 되어 쌓인다. 
쌓이고 쌓여 곪아버린다. 
곪은 곳에는 진물이 난다. 
진물이 난 곳은 낫기가 힘들어진다.  

그렇게 되면 수없이 아픔을 벗어나려 하다가도 돌아오고 또 돌아오고 만다.  


어느샌가부터 "힘들 때는 마음껏 힘들어해도 된다 ,  
눈물이 날 땐 울어라 "라는 글이 자주 보인다. 
언제부터 우리는 절제를 넘어선 억제를 하고 있었을까. 

사람의 흑백이 당연하지만 , 그 흑백은 내가 정한 기준이며 곧 나의 삶이다. 
그만큼 자신을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흑이라 하면 흑이고 백이라 하면 백이 된다. 그 모든 것에 좋음과 나쁨은 없다. 
생각의 판단 기준을 조절하는 것이 어렵지만 함께 살아가기 위해 조절해야 한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또 한 번 위기가 올 것이고 , 또 한 번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을 것이다.  
그때마다 온전히 받아내고는 마음껏 감정을 느껴 털어내고 , 다시 살아가려 한다.
계속 삐져나오는 진물이 마르고 줄어들어 상처가 아물어갈 때 정말 또렷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날이 꼭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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