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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루미악토버 Feb 10. 2018

감정

감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솔직하게 내뱉을 수 있는 것만큼 건강에 좋은 일이 있나 생각했다. 
고맙다는 말은 바로 할 수 있다. 고맙다고. 그리고 그때 참 고마웠었다고 .
 잃을 것이 없고 겨우 가진 것들을 자꾸 잃어가던 와중에 나는 고맙다는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 수줍어서 하지못했던 그 말을 .

 미안하다는 말은 바로 하기 어려운 말이다. 바로 해야할 시기가 있기도 한 말이고 .
 오래 머금었다가 '그 때 미안했었어' 라고 말할 수 있을 때는 그 관계에 변함이 없고 서로에게 상처가 덜할 때이다. 상대가 아직 나에게 단단한 벽을 세우지 못했거나 세운 후 허물어가기 시작했을 때가 되어서야 그 문장을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다.  

화가 날 때 마음껏 화를 내면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게 되기도 하고 , 참지못해서 미안했다 . 웬만하면 둥글게 둥글게를 외친 사람이니까.

 큰 트러블이 없지만 섬뜩하리만큼 날이 서 있는 자기검열이 여기저기 그었다. 이건 꽤나 오래된 날의 이야기다 . 나는 십대시절, 피를 보아야 진정이 되었다. 슬픈 감정을 뿜어내고 부당함에 내지못하는 화가 속에 가득한 , 용기없는 십대의 나는 작은 상처를 내어 빨간색을 마주했을 때 진정이 되었다 . 정상적이지못한 감정표출과 상황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이후로도 다양한 형태로 마주했다 .

십대에도 꾸준히 심리학과를 생각했고 , 심리학서적이나 강의를 보곤했다 . 전혀 다른 경영대학에 들어가서도 심리관련은 놓지않았다. 그 과를 가는 것만이 전부라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요즘은 다행스럽게도 책,음악등으로 적당한 감정의 표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주 내면아이를 들여다보았다 . 아직 자기연민이 심한가 싶기도 하지만' 그럼 어때' 라고 생각하고 있다 . 자기합리화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위로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자기연민도 자기검열도 자기합리화도 어느정도 해도 괜찮다 . 
그 정도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고 , 그 정도를 평균에 맞추지 못할까 걱정이 된다면 명심한다.

'나는 내 생각보다 꽤나 강하다'는 것을
그때의 기억들을 지금은 말할 수 있는 것도 내가 꽤나 괜찮아져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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