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루미악토버 Feb 22. 2018

내버려두기로 했다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울고.

단지 내가 하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하지 않는 작은 오기도 부려보고,
내 결핍이, 아픔이  ,슬픔이 어떤 이에게 상처가 되더라도,
살아내기 위해 표출해보고.


괜찮지 않은 날에 괜찮다 하지 않고 괜찮지 않다고 말해보고,
깊숙한 어느 곳에서 뽑아낸 어떤 것을 내가 먼저 감싸 안고.

존재에 필요한 힘이 한없이 줄어들 때는
오랜 시간 동안 차근차근 머금어온 마음들을 떠올리자.
마구마구 밑으로 파고들었던 내가, 그 마음으로 인해 채우는 일이 가능하다.

100% ,  90% , 75% , 40%가 되지 않더라도
 단 20% 정도 채워져도
숨을 내뱉을 수 있다.

내뱉고 내뱉어서 불안과 우울  , 절망, 분노의 샘이 고갈되면
어떤 걸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한참 헤매다 지쳐
어떤 감정들이라도 밀어 넣을 것이다.


근간의 나는 뭘 채웠나,
뭘 채웠길래 우는 날이 많이 줄었을까.

용기를 많이 냈다.
같이 울어주는 사람이 늘었다.
과하다 싶게 책에 매달렸다.
사람을 보지 않았다.

-

물론 그렇다고 지금 안정적이지는 않다.
안정적이지 않지만, 죽을 만큼 불안하지도 않다.
그저 그런 상태인데, 모두 그저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알수록 어렵다. 어려워서 차라리 생각을 멈출까 했지만
본디 그런 인간이다 싶어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은데,
나란 인간은 걱정을 끼치는 인간이다 싶어 또 내버려 두기로 했다.



모두 그렇게 내버려 두기로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