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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루미악토버 Jul 14. 2017

정도의 선


참 많이 미안해하던 사람입니다. 피해를 주는 일을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이건 저의 장점이자 큰 단점이겠죠. 피해를 주는 일, 상대와 나 사이에 '정도의 선'을 넘는 일은 참 두려웠습니다.


친밀한 사이에서 넘을 수 있는 그 '정도의 선'일 뿐인데도 말이에요.


 나의 어떠한 생각과 행동으로 인하여 그 어떤 상처도 주고 싶지 않아요.

단 하나의 상처도요 ,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압니다.


 미안해만 했더니 상대와의 관계는 빠르게 끝이나 버리기도 했고 , 그때의 나는 되려 상대의 감정이 나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었죠. 상대는 늘 불안했고 , 나는 그 불안함에 내가 영향을 끼친 걸 알면서 그럼에도 온전한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어주길 바랬습니다.


 사실 불안했던 건 나였는지도 몰라요.

나는 미안하다는 말 아래 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사람들 사이에서 주위에 둥글게 벽을 세우고 있었고 ,

믿지 못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 아래 정작 지켰던 건 '나'였습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게 아니라 나를 배려하는 일이었습니다.


미숙한 사람인지라 , 내가 당신을 믿지 못하기에 당신 역시 나를 믿지 못한다 믿었습니다. 믿으려 하지 않고서는 선생님을 만나 " 왜 , 저는 사람을 믿는 것이 어려울까요? "라고 물었습니다.


 어려운 일입니다. 너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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