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오전 9시 반까지 출근해서 저녁 6시 반까지 본업을 하고, 퇴근 후 카페로 한 번 더 출근하여 자정까지 일을 합니다. 평일 내내 하루 15시간씩 일하고 있어요.
저조차 스스로 놀란 점은 자정이 넘어 귀가해도 그렇게 지치거나 힘들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다리는 조금 피곤하지만 솔직히 이렇게 일해보기 전에는 제가 완전히 녹초가 될 줄 아니면 반죽음일 줄 알았어요.
현 직장 전에 다니던 회사는 업무 자체도 힘들지 않았고 업무 시간이 길지도 않았지만, 퇴근 후 뭔가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늘 무기력했고 주말을 휴식으로 보내도 항상 번아웃 상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렇게 바쁘게 일하니까 더 나은 것 같아요. 아, 저는 원래 그렇게 체력이 좋은 편도 아니고, 꾸준한 운동러라서 강철 체력을 지닌 것도 아니니 오해 노노.
생각해 보니 퇴근 후에 개인 시간만 보내며 여유가 있었을 때는 이것저것 머리가 바쁘고 생각이 많이 돌아갔어요. 그리고 그 생각들이 제 기를 뽑아내고, 힘들게 하고, 무기력하게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주로 했던 생각은 두려움을 주재료로 삼은 '~하면 어떡하지?'라는 식의 걱정과 불안이었어요. 그 불안과 걱정의 끝은 결국 '나는 내가 너무 싫다.' 였고요. 더 솔직하게는 제가 사는 집도, 맺는 인간관계도, 이 사회도, 세상도 다 싫었어요. 그 모든 게 '나'였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나를 싫어하는 마음이 또 싫다고 거부하며 도망치려 했죠. 하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가요? 저는 좋아하는 내 모습만 좇으며 살려고 했지만, 결국 내가 싫어하는 나는 언제 어디서든 제 옷자락을 붙잡더라고요. '잊지 않았지? 나 여기 있어.' 라면서요. 마치 너무 싫어하는 사람과의 절대 이혼할 수 없는 결혼 생활처럼, 그렇게 저는 눈뜬 아침부터 밤까지 끔찍한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지냈어요.
저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이 감정이 저를 얼마나 힘들게 했겠어요? 무기력했던 것도 뭐 당연하죠. 그래서 너무 걱정했어요. '이렇게 힘들어하고 무기력한 내가, 퇴근 후 운동하는 것도 종종 힘들어하는 내가, 과연 일을 더 해도 될까? 회사보다 더 몸을 쓰고 움직이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죽는 거 아냐?' 라면서요.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죠. 저를 바닥까지 끌어내리던 생각과 감정에게 틈을 주지 않으니, 마음이 덜 힘들어서 그런가 봐요.
여기서 시간이 더 지나면 누적 피로가 몰려올 수도 있고, 지금의 마음 상태가 계속될지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지금은 시작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견딜만합니다.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졌어요.
혹시 저처럼 생각이 너무 많아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웠거나,
불안과 걱정이 많다거나,
무기력이 이제 지겨워서 탈출하고 싶은 분들 보신다면 조금 극단적이긴 해도 이런 방법도 효과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