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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주 Dec 02. 2024

우리 아이 '청각 주의력'

모든 것은 '듣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글은 브런치 북 <피아노 실력이 늘지 않아서 음악을 관뒀다>중
<음악교육? 집에서 '이 것'부터 하자(2)>와 연결된 글입니다.

해당 활동을 하기 전 읽어보시면 아이들의 음악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https://brunch.co.kr/@gloria-seungju/3

https://brunch.co.kr/@gloria-seungju/5




청각 주의력 향상을 위한 방법



3.6.9 소리 게임

사람의 목소리를 제외한 자연 혹은 우리 주변의 소리를 먼저 듣자.

소리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첫 번째 단계이다.


방법

1. 아이와 함께 눈을 감고 주변의 소리를 듣는다. 

2. 귀에 들리는 소리가 3개가 됐을 때 눈을 뜨고 자신이 들었던 소리를 소개한다.


(예시)

장소가 카페일 경우
1. 드르륵드르륵- 의자 끄는 소리가 들려요.

2. 덩덩- 냉장고 닫는 소리가 들려요.

3. 끼익- 문 여는 소리가 들려요.


장소가 자연일 경우

1. 월월- 강아지가 짖는 소리가 들려요.

2.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들려요.

3. 짹짹 -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요.


장소가 집일 경우

1. 쪼르륵 쪼르륵- 어항에서 물소리가 들려요.

2. 통통통- 동생 발걸음 소리가 들려요.

3. 쏴아- 변기 물소리가 들려요.


이 활동은 처음에는 3개로 시작해서 6개, 9개로 듣는 소리의 개수를 점점 늘려간다.
눈을 감고 소리를 들음으로써 더 청각에 집중할 수 있으며, 게임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어디서든 할 수 있는 활동이며 듣는 소리를 다시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소리를 언어로 바꾸는 교차표현도 할 수 있다.
사람은 같은 장소에 있어도 모두 다른 소리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엄마는 카페에서 얼음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으나 아이는 그 소리보다 카페 주인이 냉장고 닫는 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사람마다 1순위로 들리는 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활동을 통해 우리 아이가 어떤 소리에 집중하는지 알아보자.




사운드 스크랩북

ASMR 소리를 듣고 상상한 것을 이야기나 그림으로 풀어내는 활동이다.


방법

1. ASMR 사운드 준비하기

ASMR은 우리에게 먹방(음식을 먹는) 소리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것이 아닌 자연의 소리, 혹은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만한 ASMR을 준비한다. 


사운드 스크랩북 소리 듣기(유튜브링크)

https://youtu.be/c2Xr3yBWEh0?si=Lx-pfKCgIEGcsYs7 

약 1분 동안은 준비 음악(피아노음악)이 흘러나온다. 준비 음악이 끝난 후 띠띠띠 신호음 후에 사운드스케이프 장비를 이용해 녹음한 총 5가지 소리가 플레이된다. 


2. 소리를 감상한 후 그것에 대한 느낌을 담아 이야기로 구성하거나 그림으로 표현한다.


소리는 경험과 연결된다. 그래서 같은 소리를 듣지만 그것을 이야기나 그림으로 풀어내는 표현은 신기하게 모두 달랐다. 이것은 많은 인원들과도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 모두 참여하거나 학원, 학급에서도 할 수 있는 활동이다. 




나는 소리 채집꾼

소리를 직접 찾아 나서는 활동이다. 쉽게 말해 소리를 채집해 ASMR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 활동은 녹음기가 필요하다. 


방법

1. 소리를 채집하기 위한 장소 정하기

2. 그 장소에서 채집할 수 있는 소리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하기.

3. 소리 녹음하기. 

4. 사운드 도감 만들기.


우리 귀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가지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는 건 단 몇 가지 일뿐. 우리가 원해서 듣는 소리도 있지만 대부분의 소리는 원하지 않아도 듣고 살아야 한다.
채집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찾아서 얻거나, 캐거나 잡아 모으는 일이다. 그래서 소리를 채집할 때는 소리를 찾아 직접 나서야 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소리를 찾는 활동과 내가 모으고 싶고 듣고 싶은 소리에 대한 관심을 갖는 활동을 동시에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넓게 본다면 아이가 스스로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 것, 즉 음악 감상 영역까지 연결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말말말 동요 탐정

이제는 사람의 목소리에 집중해 본다. 그 수단으로 동요를 사용해 보자.


방법

1. 동요를 듣기 전 가사에 나오는 단어를 선택한다.

- 한 단어의 가사가 여러 번 반복되는 노래를 추천한다.

(예: 곰 세 마리의 '곰'/ 비행기의 '날아라'/ 나비야의 '나비'/올챙이와 개구리의 '꼬물꼬물' 등)


2. 선택한 단어가 노래에 몇 번 나오는지 맞추는 형식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아이에게 익숙한 동요의 단어를 일부러 바꿔서 부른다음 원래 가사와 다른 부분을 찾는 방식으로도 적용할 수 있다.


동요란 아동의 생활이나 심리 등을 표현한 시(=동시), 혹은 아동을 위하여 만들어지는 노래를 말한다. 따라 하기 쉬운 운율과 형식이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어린이를 둔 가정에 제일 추천하는 음악이 바로 '동요'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듣기 어려운 노래가 아니라는 점과 아이들이 듣고 따라 부르기 편한 가사말이 쓰여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소통을 언어로 하기 때문에 언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언어만 가지고 집중하게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 그래서 언어, 즉 사람 목소리에 집중하게 하는 연습을 할 때는 동요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긴 동요보다는 8마디나 16마디 정도의 짧은 동요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토리가 있는 음악감상

이제는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이다. 앞에 소개한 '듣기'방법은 수업의 커리큘럼 순서대로 소개했지만 가정에서 적용할 때는 꼭 순서를 지킬 필요는 없다. 


방법

1. 아이의 수준의 맞는 스토리가 있는 클래식 음악을 선택한다.

아이들을 위해 나온 스토리 텔링이 가능한 음악동화의 음악을 추천한다.


2. 한곡을 한 번만 듣고 끝나지 않고 반복해서 감상한다. 

첫 번째 감상은 부모님이 스토리를 들려주거나 동화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감상한다.

아이가 스토리에 익숙해지면 그다음부터는 음악만 반복적으로 감상한다.

음악을 듣고 아이가 그 스토리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면 더 좋다.


스토리가 있는 음악감상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꾸준함과 반복'이다. 매일 영양가 있는 식사를 제공하듯 아이에게 음악도 꾸준히 제공해 주면 좋다. 반복은 아이가 음악을 익숙하게 느끼게 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준다. 음악감상시간, 평균적으로 한 명 이상은 무조건 '선생님! 저 이거 들어봤어요.'라고 말하는 클래식 음악이 있다. 그것은 바로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멜로디가 쉬워서 그런 걸까, 이 곡은 '론도형식'으로 작곡되어서 주 멜로디가 반복된다. 그래서 멜로디가 금세 익숙해질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음악이 아이들에게 익숙한 이유를 한 가지 더 알고 있다.

바로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 아이들에게 가장 친근한 유치원 버스, 그 버스가 후진하는 순간 이 음악이 흘러나온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라면, 하루 2번 이상은 꾸준히 반복적으로 이 멜로디를 듣고 자랐겠지. 그래서인지 '엘리제를 위하여'에 대해 수업을 하는 날은 아이들의 집중도가 유독 좋다. 우리도 아는 거 나오면 더 참여하고 싶지 않은가. 아이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이게 꾸준함과 반복의 힘이다. '엘리제를 위하여'가 아이들에게 익숙해진 것처럼 다른 음악도 익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간혹 아이들이 8세 이상이 되면 티켓값이 꽤 비싼 음악회를 데리고 가시는 부모님들이 있다. 아이가 음악을 원할 경우는 완전 나이스. 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되는 음악회라면 땡큐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아이들은 사실 어떤 음악을 들으러 가는지도 모르고 부모님의 손을 잡고 해맑게 따라갈 뿐이다. 그런데 이 경우의 끝은 이러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게 얼마 짜린데 집중을 안 하니!', '너랑 다시는 안 와!'라며 티켓을 결제한 자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는 상황. 집에 돌아가는 차 속의 공기가 100톤이 되는 마법. 우아하게 음악회를 즐길 줄 알았던 부모님들의 착각이 현실로 바뀌는 아주 무서운 순간이다. 아이들도 음악회를 싫어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건 감상할 때 딴짓을 하는 나에게 눈치 주는 부모님이 싫은 것일 뿐. 그러니 음악회 티켓을 끊었다면 아이와 함께 리플릿에 나와있는 음악을 여러 번 감상한 뒤 음악회에 가보자. 그럼 음악의 익숙함을 선물 받은 아이와 함께 음악회를 우아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말

음악학원이나 레슨 선생님들께서 수업에 사용하실 경우 댓글 남겨주시면 실제 수업 사례와 워크지 공유드릴 예정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한 음악수업해요 :D

  
대신 수업 기획자에 대한 내용은 출처를 꼭 밝히고 사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음악 수업 기획을 고민하고 있으신 분들도 댓글 남겨주세요!

함께 고민해서 더 좋은 음악교육 콘텐츠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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