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 선택과 호흡법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2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작년 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 라는 글을 쓰며 나는 러닝이 주는 자기결정성, 나만의 시간, 건강, 그리고 공동체의 힘을 강조했다. 오늘은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러닝화와 호흡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달리기는 누군가 시켜서 하는 운동이 아니다. 주말 아침, 이불 속에서 더 자고 싶은 마음을 이기고 신발을 신고 나서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선택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 결정을 반복하다 보면,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자라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꾸준히 달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많은 초보자들이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무릎이 아프거나 호흡이 힘들어지면 쉽게 포기한다. 그래서 나는 늘 말한다. 좋은 신발과 편안한 호흡법이야말로 초보 러너가 달리기를 오래 즐길 수 있는 첫 번째 열쇠라고.
운동화라면 다 같은 운동화일까? 아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발바닥과 무릎, 허리까지 충격이 전해진다. 잘 맞지 않는 신발로 달리면 부상은 시간문제다. 초보자라면 다음 세 가지만 꼭 기억해 두자.
> 쿠션감
– 처음엔 다리에 근육이 덜 잡혀 있어서 충격 흡수가 어렵다. 쿠션이 좋은 러닝화를 고르면 발과 무릎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사이즈
– 발 앞쪽에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 달리다 보면 발이 붓기 때문에 꼭 맞는 신발은 곧 고통이 된다. 요즘에는 같은 사이즈라도 폭이 다른 맞춤형 신발도 많이 나온다.
> 내 발의 형태
– 평발인지, 아치가 높은 발인지에 따라 맞는 러닝화가 다르다. 매장에 가면 러너들을 위해 발 모양을 측정해주는 서비스도 있으니 꼭 활용해 보자. 올림픽공원 인근에도 발치수를 측정해주는 신발샵이 있다.
> Nike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선택되는 러닝화 브랜드이고, 필자가 주식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인기가 시들하다. 그래도, 페가수스 시리즈는 입문자에게 안정적이고 무난한 선택지이며, 인빈서블 같은 모델은 쿠션감이 풍부해 장거리 러닝에 강하다. 상급자를 위한 줌 X 시리즈(알파플라이, 베이퍼플라이)도 있어 단계적으로 발전하기 좋다. 다만, 쿠션이 좋은 대신 내구성이 다소 약할 수 있고,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어 있고, 발 볼이 좁은 편이다.
> New Balance
1080 시리즈는 초보자에게 매우 적합한 쿠션과 편안한 착화감을 제공한다. 발볼이 넓은 러너들에게 특히 잘 맞으며, 중급자 이상을 위한 퓨엘셀 시리즈는 반발력이 좋아 속도 훈련에도 알맞다. 다만, 쿠션이 너무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어, 속도감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둔 러닝에 적합하다. 최근에 1080을 신고 있는데, 쿠션감 하나는 최고다.
> Adidas
템포 러닝과 일상 러닝 모두에 강점을 지닌 브랜드. 울트라부스트 시리즈는 편안함과 스타일을 모두 잡아 입문자에게 인기가 높다. 중급자에게는 보스턴, 타쿠미 센 같은 모델이 있어 스피드 훈련에도 유리하다. 다만, 독일차 처럼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는 승차감?! 이 다소 아쉽지만, 필자는 보스톤 12를 가장 오랫동안 신고 있다.
달리기를 하며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숨이 너무 차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여기서도 답은 단순하다. 호흡은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리듬에 맞추는 것이다.
>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호흡 리듬은 ‘2:2 호흡’이다.
– 두 걸음을 들이쉬고, 두 걸음을 내쉬는 방식이다.
– 일정한 박자를 유지하면 호흡이 안정되고, 리듬감 있는 달리기가 가능하다.
> 기본적으로는 코로 숨쉬되, 너무 힘들 땐 입호흡을 적극적으로 하자.
– 흔히 코로만 숨 쉬라는 말을 듣지만, 초보자가 장거리에서 그 방법을 고수하기란 어렵다.
– 코와 입을 동시에 활용해 편안하게 숨 쉬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 말하기 테스트를 기억하자.
– 달리면서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하다면 올바른 페이스와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다.
– 반대로 말 한마디 하기 힘들 정도라면 속도를 줄여야 한다.
혼자 달리는 시간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다. 하지만 가끔은 함께 달릴 때, 더 큰 힘을 얻는다. 러닝크루에서
만난 동료들과 주말 아침 올림픽 공원을 달릴 때, 나는 다시 한번 깨닫는다.
사람은 혼자서도 강해질 수 있지만, 함께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달리기를 시작한 초보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서두르지 말고, 좋은 러닝화와 편안한 호흡으로 차근차근 즐기라.”
그리고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달려 보라. 혼자라면 포기할 거리도, 함께라면 완주하게 된다.
작년 글에서 나는 달리기를 통해 얻는 자기결정성, 나만의 시간, 건강, 공동체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오늘은 그 연장선에서 러닝화, 호흡법 경험을 나눴다. 달리기는 단순히 발을 움직이는 운동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삶을 조금 더 주도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신발끈을 묶는 순간, 우리는 이미 자기 자신을 이기는 길 위에 서 있다. 러닝을 이제 막 시작하는 초보자라면, 꼭 기억하자.
작은 습관이 쌓여 몸을 바꾸고, 삶을 바꾸고, 결국 나를 바꾼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