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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탄 Mar 03. 2023

플랫폼 기업의 성공 요건 2.

중국 핀둬둬 사례를 통해 살펴본 플랫폼 기업의 punchline

지난번에 spotify를 통해 플랫폼 기업의 성공 요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아시아 기업인 중국 핀둬둬의 성장 스토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핫한 e커머스를 꼽으라면, 핀둬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핀둬둬는 구글 개발자 출신 창업자 황정이 2015년 9월에 창업한 공동구매 플랫폼인데, 핀둬둬는 공동구매라는 특별하지 않은 방식으로 3년만에 징동닷컴을 제치고 구매자 수 기준 업계 2위에 오릅니다.


박리다매라는 Business Model 구조상 매출액이나 GMV는 알리바바나 징동에 비해 못 미치지만, 가장 많은 중국인들이 이용하는 중국 e커머스 사이트인 셈이죠.

창업자 황정은 핀둬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 했습니다.

'코스트코(저렴함)와 디즈니랜드(즐거움)을 합쳐놓은 비즈니스다'


핀둬둬는 2018년 7월에 나스닥 상장한다.

창업자 황정이 WeChat에서 농산물을 함께 살 사람을 모집하며 시작되었던 핀둬둬는 선두 주자였던 알리바바와 징동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쇼핑몰 사이트나 앱을 별도로 만드는 대신, 중국의 카톡인 WeChat내의 서비스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죠.

즉, WeChat 사용자들이 핀둬둬에 들어와 지인에게 WeChat으로 공동구매를 권하는 일종의 viral 마케팅을 활용해 더 빠른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상품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중국의 중소도시(3~5선 도시)는 인당 GDP가 선전이나 베이징 같은 1~2선 대도시의 1/3수준 밖에 안되지만, 중소도시들의 인구가 훨씬 많죠. 그래서 대도시 고객들을 타겟으로 고가의 브랜드 상품을 팔던 알리바바/징동과는 달리, 핀둬둬는 상대적으로 가처분 소득이 낮고 가격에 민감한 중소도시나 농촌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삼아, 브랜드 네임이 알려지지 않은 상품들을 주로 취급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마디로, 이미 대기업이 진출해서 선점하고 있는 시장을 버리고, 블루오션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한 것입니다.

덕분에 ARPU는 알리바바/징동 대비 20% 수준으로 낮아도, 압도적인 구매자수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트래픽과 커머스 데이터를 WeChat에 안겨주는 핀둬둬에 텐센트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었죠.

텐센츠 위챗은 월간 사용자수가 10억명에 달한다


핀둬둬의 punchline (급소를 찌르는 말)은 가격이고,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은 3無 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1. 수수료가 없다.

핀둬둬는 생산자(셀러)에게 결제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0.6%만을 받습니다. 대신 핀둬둬는 90% 이상의 매출을 광고 등의 마케팅 서비스에서 벌어들입니다. 트래픽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2. 셀러가 없다.

핀둬둬는 B2C 위주의 타 e커머스와는 달리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C2M(Customer to Manufacture) 방식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생산자가 직접 팔기때문에 중간 도매상 수수료나 물류 비용이 절감되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해집니다


3. 사람도 없다.

20년말 기준 핀둬둬의 직원수는 72백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직원수가 적은 이유는 핀둬둬에서는 MD가 아닌 AI가 개별 이용자의 선호도나 구매이력에 따라서 노출할 상품을 선정합니다. 또한, WeChat 내에서 쇼핑몰을 운영하기 때문에 IT 인력에 대한 부담도 적다고 합니다. 대신, MD는 유망한 생산자들을 발굴하여 확보하고, 생산자의 판매가를 일일이 비교/검토하여 최저가를 만들어 내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쿠팡의 전략과도 매우 유사합니다. 쿠팡은 개인화 추천 기술을 통해 고객마다 보여지는 전시상품이 다르고, local 유명 상품을 찾아서 md들은 현지 직접 방문을 마다 하지 않습니다.



핀둬둬는 이런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단단한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워낙 공동구매에 있어서 중국인들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는 데다가, 공동구매를 하겠다고 타오바오가 WeChat에 들어가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는 핀둬둬가 블루오션의 강자로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재미있어야 다시 오고, 매일 온다. 핀둬둬의 공동구매는 다른 경쟁자에게 없는 중요한 재미 요소 중 하나죠. 모르는 사람이 아닌, WeChat에 있는 친구들과 공동구매 팀을 구성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제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함께 구매하고, 사용기를 나누는 상호작용을 통한 재미를 얻을 수 있죠.


또한 공동구매가 성공하면 주최자에겐 보상도 따르니, 핀둬둬를 자발적으로 홍보하는 동인도 생깁니다. 또한, 핀둬둬는 쇼핑몰 내에 게임 요소를 다양하게 배치하여 사용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국내에서도 많이 하고 있는 복권, 타임딜, 출석체크 같은 형태도 있는데 출석이벤트의 경우 사용자가 체크인할 때마다 현금성 크레딧을 쌓아준다는 점이 조금 다릅니다. 5천원 수준이 되면 바우처의 형태로 현금화 할 수 있죠.


오늘은 쇼핑도 게임처럼 하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핀둬둬'에 대해 사라펴 보았는데요.

결국, 핀둬둬는 가격, 공동구매, 재미 등의 punchline이 제대로 작동한 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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