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져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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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운동하는임작갑.png


아내는 요새 운동을 참 열심히 한다.

스쿼트에 프랭크. 런지. 푸쉬업. 최근에는 달리기까지 열심이다.

5.18 마라톤대회에 나가서 10Km를 63분에 뛰었다고 얼마나 유세를 떨고 자랑을 하던지...

운동하는 것이 어찌 나쁘겠냐만 이게 그렇다.
다 좋다. 좋은 건 좋은 건데... 최근 자꾸 자기 다리를 만져보라고 한다.


"라인이 달라지지 않았느냐!"


"근육에 탄력이 생기지 않았느냐!"


"요즘 탄탄해진 것이 라인이 잡혔다!"


같은 말을 지 입으로 말하면서 내게서 '그렇다'는 확인을 받아내려한다.

자신을 위해하는 운동인데, 왜 내게서 만족감을 얻으려하는 것이냐!


하도 만져보라고 자꾸 그래서 요전에 큰마음 먹고 만졌다.


온 신경을 손 끝에 집중하고,

검지 손가락을 뻗어 바들바들 떨면서,

입꼬리는 최대한 내리고,
'으...으...'소리 내면서,

불결한 그 무엇을 억지로 만져야 하는 것처럼

메소드 연기를 하면서 만졌다.


그결과 아내의 허벅지 탄력을 채 확인하기도 전에 등짝부터 맞았다.


씌... 만져보라는 말을 하지를 말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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