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의 그녀

100개의 글쓰기 106

by 김민성

결혼 전과 후의 남녀는 달라진다.
사랑의 크기와 상관없이.

연애 때의 남자와 여자는 사라지고,
남편과 아내로 진화 혹은 변태 혹은 변이의
과정을 겪게 되는 거다.

어제도 그랬다.
방에서 한참 집중해서 글을 쓰고 있었다.
어디선가 ‘크웃! 후웃! 큽!’하는 요상한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렸더니
거기에 임작갑이 있었다.

왼 손으로는 아주 살짝 벽을 짚고
오른 손으로는 자신의 쭉 뻗은 오른 발을 쥐고
왼 다리는 굳건하게 방바닥을 버티며
마치 탄자니아 나트론 호수의 고고한 홍학처럼
거기에 서있었다.

내가 자신을 보아줄 때까지.

결혼 전과 후의 남녀는 달라진다.
사랑의 크기와 상관없이.
얼마나 웃기느냐가 중요해진다.
이번 공격은 상당했다.
나는 뭘로 웃겨야 할지 고민이다.
이건 자존심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다.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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