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100개의 글쓰기 111

by 김민성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생활도 무척 많이 변했다.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늘었다.
덕분에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집 쌀이 빨리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둘이서 쌀 10Kg으로 10개월을 먹었다면, 지금은 2~3개월이면 없어지는 느낌이다.
(물론 지형씨가 운동에 빡 힘을 주면서 먹는 양이 늘어난 영향도 있겠고.)
덕분에 냉장고를 채우고 있던 식재료들도 상당히 먹어치우게 되었다.
뭐 여전히 냉동실에는 언제 넣어두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것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말이다.
(봄이 오기 전에 정리해야 할 텐데…)

요즘 나는 된장국에 꽂혀있다.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고,
된장을 담뿍 넣어 풀어낸 후,
겨울 무와 배추, 달래, 보리싹, 시금치 등 뭐든 넣고 끓이면
그렇게 맛있을 수 없더라.

그동안 선물 받은 국멸치를 참 고맙고 요긴하게 사용했었는데,
어느 순간 정말이지 눈에 띄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까지 없어지나? 싶을 정도로 빨리.
국을 너무 자주 끓여서 그런가?
밥을 안 해 먹다가 해 먹으니 원래 이렇게 빨리 떨어지는 것을 몰랐던가?
갖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드디어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
우리 집 국멸치는 임작갑의 맥주 안주로 더 많이 소비되고 있었던 것이다!!
임작갑은 하루치 글을 쓰고 저녁에 TV 틀어놓고 캔맥주 하나 따는 것을 그렇게 좋아한다.
그리고 안주로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린 멸치를 매우 애정 하는 것이다.
밖에서 술 마실 일이 사라지고,
집콕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일이 많아졌으니.
당연 냉장고의 마른 멸치들도 국물용이 아닌
임작갑의 안주용으로 많이 사라진 것.

그렇게 이유를 알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임작갑 입에 들어가는 것은 하나도 안 아깝다.
사라지는 것들에 아쉬워할 것이 없다.
살이 되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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