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 효도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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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눈이 많이 와서 시골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여보세요.”
“잉. 아가야. 우리 아들. 내가 목소리를 다 듣네.”

아니 지난주에 어머니랑 통화했었다. 당신께서 필요한 것이 있으셔서 전화하셨었다.
그런데 이건 내가 몇 년 만에 전화 한 사람처럼 전화를 받으신다.

“아니 어무니. 지난주에 나랑 통화하셔 놓고, 누가 들으믄 한 십 년은 통화 안 한 사람처럼 그라믄 쓰것소!”
“오호호홍홍홍. 내가 그랬냐? 그라믄 엄마가 미안.”
“거그는 잔 으짜요?”
“아조 여그도 난리여. 그랑께 너도 광주 거그서도 으디 가지 말어라잉?”
“그라께요. 저도 으디 안 가고 요새는 집에서 글만 써라. 갠찮항께 걱정하지 마씨요.”
“잉. 그란디. 요새 아조 징하단 말이다. 내가 요새 또 거시기서 일을 하고 있는디,
거그서 절대만치로 이라고 외지에서 온다 그러면 못 오게 하라고 교육을 아조
철저하게 해블드라야. 그랑께 우리 아가도 보고 싶어도 지금은 오지 말고,
나중에 그라믄 잔 오그라잉.”

“아니. 눈 때문에 전화했드만, 코로나 이야기하요.”
“오메. 그랬냐? 잉. 여그도 눈 겁나게 와븠어. 마당이 징하다야. 느그 아부지가 씰었는디도
도로 눈이 와븐께 암시랑토 필요 읎어브냐.”
“미끄러운디 조심하셔야 쓰것인디 갠찮하것습디여?”
“잉. 그란다야. 이라고 밖에도 안 나가고 기냥 있다야.”

전화를 마치려다 혹시 뭐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었다.

“알았어라. 혹시 뭐 필요한 것은 읎소?”
“읎어. 뭣이 있겄냐. 그란디야 이 앞전에 지형이가야 귤을 머시기 했단 말이다?
그란디 그것이 그라고 맛있드라야. 느그 장흥 이모도 와갔고 그라고 맛있다 하냐.”

제주도에서 귤농사 도전 중인 사진작가인 김계호 작가의 귤을 보냈었는데 그게 마음에 드셨던 모양이다.
생전 뭐 해달라는 말씀 없으신 성격인데, 귤 이야기를 넌지시 꺼내신다.
이모와도 나누어 드셨다고 했다.
지형씨는 해남과 이모가 사시는 장흥으로 한 박스씩 더 주문한 상태였다.

“지형씨가 귤 또 시켰다고 그랍디다. 그란디 제주도서 가야 항께 시간이 더 걸릴 것이요.”
“잉. 그라냐? 지형이한테 고맙다고 그래라잉?”
“그라께라. 인자 날 풀리고 코로나 잔 잠잠해지믄 해남에…”
뚜-뚜-뚜-

당신께서는 아들의 전화를 받았고,
아들이 잘 있다는 것도 아셨다.
게다가 우연히 나온 제주도 귤 이야기로 며느리가 귤을 주문했다는 것도 들으셨다.
그러니 이제 마음이 괜찮으셨던 모양이다.
전화를 끊으셨다. 단호하게.

어머니가 마음이 편하신 듯 하니 나도 좋다.
그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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