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힘 빠지는 일들이야 언제나 차고 넘지고, 불현듯 찾아오는 막막함 또한 드문 일이 아니다. 어떤 삶이든, 누구의 삶이든 그럴 거다.
그래서 가능한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임작갑과 나는 최대한 재밌게 살자고 노력한다.
연초에 힘을 내서 2021년을 다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힘 빠지는 일들과 소식들이 이어졌고, 감기 기운에 일주일을 보내고, 멘탈 흔들리는 와중에 억지로 기어 나와 뭔가를 하는… 낄낄. 몇 년 전 같으면 진즉 굴 파고 들어가서 내 못난 탓만 하고 있었을 텐데. 좀 많이 변한 것 같기도 하다.
어린이 신문 1면에 임작갑 인터뷰가 났던 날. 우리는 좀 까불었다. 임작갑은 ‘초통령 작가’라는 단어가 참 좋았던 모양이다. 그것이 수식어에 불과하다고 할지라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불리고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우리는 그렇게 낄낄거리고, 과하게 웃고, 놀았다. 뭐 바닥에 침 튀는 정도야 얼마든지 닦으면 될 일이었고.
임작갑의 지론이랄까 뭐 그런 것이 있는데. ‘좋은 일도 하루, 슬픈 일도 하루.’다.
아무리 좋은 일도 거기에 오래 빠질 필요 없이 다음 날이면 자기 자리를 찾아서 글을 쓰고, 아무리 슬픈 일도 하루를 넘기지 말고 다음 날이면 다시 힘을 내서 글을 쓴다는 주의.
어쩌면 하루 이상 들떠있을 만큼 크게 좋은 일이 우리에게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 경우 하루를 넘기지 않고 다음 날을 힘내서 맞이할 수 있을 만큼 슬픈 일이 없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둘 다 무딘 신경의 사람이기도 하고, 임작갑이 보기보다 상당한 이해심을 가진 사람인 것도 있겠지만.
임작갑의 책이 독자들에게 더 많이 사랑받는다면, 임작갑이 독자들에게 더 많이 사랑받는 책을 쓴다면, 얼마든지 설거지도 하고, 바닥도 닦고, 음쓰도 버리고 하겠다. 그래서 계속 좀 까불고, 덜 진지하게 낄낄거리고, 좀 유치하게 투닥거리면서 앞으로 앞으로 갈 생각이다. 임작갑 페이스 메이커 하려면 체력과 능력을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다. 이게 제일 쉽지 않다. 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