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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Feb 22. 2021

너님의 장점은

아내가 자신의 장점을 묻길래 쫄리는 심장을 붙들고 이렇게 대답했다

일요일 오후. 임작갑은 간만에 다른 작가님들과 약속이 있다며 외출을 했다.
 말은 내게는 ‘휴가라는 의미다. 핫핫핫.

임작갑이 나간  넷플릭스를 틀어 놓고,
오후의 햇빛을 받으며,
현대 교양인들이 쉬는 날이면 마땅히 취해야 할 모습.
 바닥에  붙어 널브러져 있었다.

그렇게 반은 졸고 반은 영화를 흘리며 있는데,
임작갑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기야. 내가 자기를 그렇게 부려먹어?
 여기 작가님들이 그런다는데?
내가 자기한테 잘해주는 것이 뭐야?
아니다. 자기가 생각했을   장점은 뭐야?”

전화기 너머로 다른 작가님들의 웃음소리도 들리고,
임작갑의 웃음 섞인 질문을 보니
아마  이야기가 나왔던 모양.

아주 찰나의 시간이었지만 오만 생각이  다녔다.
보나 마나 내가 말한 대답이
또다시 이야기의 소재가  것이 뻔했다.
그러니 허투루 대답하기 쉽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생존 경보음이 ‘따르르르르르르르하고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기 너머로 내가 뭐라고 대답하는지
기대하는 숨소리들이 들리는 느낌.

나는 있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임지형 자기의 장점이고, 모든  아니겠어.
임지형이면 충분해. 뭐가  있겠어.
그게 자기의 장점이야.”

임작갑이 내게 가장 잘해주는 것.
임작갑의 가장  장점.
 자체가 ‘임지형이라고 대답해줬다.

그랬더니 전화기 너머로  터져서 웃는다.
최고의 대답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일단 현재 상태에서 최선의 대답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
손바닥에 땀이 맺혀 있음을 깨달았다.
방심하고 있다가 주옥 될 뻔했다.
살았다.
그러면 됐다.

딸기  산도나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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