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과 달

100개의 글쓰기 55

by 김민성

아마 난 평생 겨울만되면 붕어빵 마차가 눈에 들어올 거다.
가을 끝에 덥석 붕어빵 장사를 해보겠다고 했었다.
아내는 의외로 흔쾌히 그러자고 했고, 이듬해 봄까지 했었다.
붕어빵 마차를 시작하겠다고 하자 주변에서 많이 응원해줬다.
생전 만나본 적 없는 분이 자전거를 타고 2시간 거리를 달려와 사가기도 하셨고, 외근 가다 들렀다며 일부러 오셔서 사가셨다.
핫팩을 전해주셨던 손길이 지금도 따스하게 느껴진다.

어묵 국물을 내기 위해 이름도 잘 몰랐던 디포리 사러 다녔다.
아침이면 동태 대가리와 무, 대파, 통후추, 다시마, 가다랭이포 빵빵하게 육수통에 넣어 한 솥을 끓였다.
추운 겨울, 길 위에서 먹는 오뎅국물과 붕어빵이 사람들 마음에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폭설이 내린 날, 도저히 마차를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고 집에 들어와 한숨을 쉬기도 했다.

4개 천 원 하는 미니 붕어빵.
아이들이 와서 재잘거리면 자꾸 한두 개 더 집어주고는 했다.

날이 추워지자 지형씨가 더 도와주는 것은 무리였다.
덤덤하게 '나 글 쓸게...'라고 하는 그 목소리 끝에 묻어있는 미안함을 모르지 않았다.
내가 밖에서 붕어빵을 굽고 파는 동안, 아내는 이 악물고 글을 썼다.
장사를 마치고 돌아와 밤이면 별로 안 힘들었던 하루를 서로에게 이야기해주었다.

김영미 작가님께 책을 선물 받아 오는데 그랬던 시간들이 계속 떠올랐다.

골목 어귀마다 붕어빵 마차가 들어서있다.
작년에도 많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또 더 많다.

너무 일찍 보낼 수밖에 없었던 딸 민지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길 바란다는 시인 엄마의 첫 한 줄에 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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