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트레이너의 한계

by 레저왕

20년 02월 23일, 서울로 상경했다. 돈도, 집도, 직업도 없었다. 먼저 집을 알아봤다. 월세를 살려고 해도 보증금이 필요했는데, 보증금을 낼 돈도 없었기에 청년기숙사를 알아봤다. 다행히도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 갈 수 있는 청년 기숙사를 찾아냈고 합격하여 입주가 가능했다. 학교 기숙사처럼 관리비를 제외하고는 한 학기에 내야 되는 금액만큼을 한번에 내면 됬다. 단점은 진짜 기숙사 처럼 관리가 되는 것이었다. 외박을 하려면 신청을 해야했고, 야간시간에도 통제가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대학교를 오래 다닌 탓에 기숙사에서 사는게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다.


다음으로 직업을 찾아야했다. 운동과 관련되고 가르칠 수 있는 직업을 찾았기에헬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헬스장트레이너를 뽑는 곳을 알아봤다. 일단, 트레이너로써 배울 수 있는 곳이었으면 했고 크기가 좀 큰 헬스장이었으면 했다. 강남에 있는 한 대형센터가 눈에 들어왔고 지원을 했다.면접을 보고, 3월2일부터 출근을 하면 된다는 센터측의 얘기를 들었다.


3월과 함께 내 모든게 변화했다. 나는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생으로, 그리고 센터의 수습트레이너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전에 트레이너를 한 경험은 있었지만, 수습단계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대형센터의 경우 직급과 체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울산에서 내가 근무했던 곳과는 다르게 서울의 대형센터는 PT와 FT부서로 나누어져 있는 것도 신기 했다. 회원권도 울산에 비하면 엄청 저렴했고,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퍼스널트레이닝을 받고 운동을 하는 인식도 대중화 되어 있었다.


다만 내가 시작하는 시기의 문제는 코로나였다. 코로나시기로 보면 극 초반이었던시기라 영업이 중지 된 시기는 아니였지만 불안감이 기 시작했고 센터에 오시는 회원수가 많이 줄었다. 센터는 조용한 편이었고 무엇보다 신규등록이 많이 줄었다. OT수업 조차도 그렇게 많지 않아 등록한 회원들 중 연락을 돌려서 OT수업을 잡고는 했다. 일을 시작하기 전 친구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곤 했다. 소속트레이너부터 시작했던 친구는 대형센터의 경우 소위 영업을 잘하는 트레이너가 매출이 많은 트레이너이고 대형센터에서는 매출이 아주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난 빠르게 수습트레이너를 끝내고, 매출을 많이 내는 트레이너가 되고 싶었다.


운동에 대한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대학원 수업을 들으면서도 민간자격증에 대해서도 배웠다. 특히, 재활트레이닝과 관련된 수업들을 들었다. 운동학, 움직임에 관해서도 공부했다. 그리고 트레이너라면 트레이너에 걸맞는 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매일매일 운동을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이 모든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부족했기에 하루 4-5시간만 자면서 나를 푸쉬해야 했다. 수습 – 주니어 –트레이너 – 시니어트레이너 – 팀장의 직급으로 되있는 구조상 모든 직급을 경험해야 했는데 수습트레이너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OT가 아닌 시간에도 틈틈히 회원님들 운동을 봐주거나 회원님들 이야기를 들어주고는 했는데, 오시는 회원님께 인사를 드리고 오늘은 어디 운동을 했냐? 안부를 묻고는 했는데 그 회원님이 나에게 운동을 배우려면 어떻게 하면되냐고 물으셨고, 나는 아직 피티는 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는데 회원님이 나에게 운동을 배우고 싶다고 하셔서 그렇게 얼떨결에 피티를 하는 주니어트레이너가 되었다.


매출을 만들어 내야만 했다. 트레이너는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계속해서 수업이 있는 한마디로 바쁜 트레이너가 계속해서 매출이 일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수업이 별로 없었던 나는 지점장님께 제안을 드렸다. 블로그를 하고 있으니, 블로그로 체험단을 모집해서 그 수업들을 제가 진행해도 괜찮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지점장님은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체험단을 모집했다.


모객글을 쓰고 네이버폼을 만들어 체험단 신청을 할 수 있는 양식을 만들었다. 블로그를 오래했던 터라 어떻게 사람을 모으는 지는 잘 알고 있었다. 모객은 금방 되었고, 내가 수업을 할 수 있는만큼의 블로거,인플루언서들을 내 회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한가지는 약속 드렸다. 나는 진짜 50분의 PT를 할 것이고 내가 하는 수업에 대해서 진짜 배운 것에 대해서 느끼는대로 포스팅해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순식간에 가장 바쁜 트레이너가 되었다. 실제 회원이 아니라 매출은 많지 않았지만, 재활수업들이 끝나갈 무렵에는 회원님들의 매출과 재등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빠른시간안에 매출도 잘 내는 트레이너가 될 수 있었다.


어느정도 매출을 만들고 나니 대형센터 트레이너의 문제가 보였다. 트레이너들은 프리랜서로 계약이 되어 있다보니 매출이 일어나도 그 금액 그대로 내 돈이 되되는 것 아니었다. 내 노동에 비해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한정적이었고, 알게 된 순간부터는 내가 직접 피티샵을 창업해서 운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게 내 커리어에도 좋은 방향이고 내 시간을 벌어주는 방향이란 생각이 들었고 난 이태원에서 피티샵을 창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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