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소설이라면 이렇게 쓸것 같아.
오늘 일정에 딱히 카페를 가야겠다고 적은건 아니였다. 청소를 하다보니 글이쓰고 싶었고, 카페가 가고 싶어졌고, 집에서 5분거리의 카페로 오게 된 것이다.
2023년의 12월 25일 월요일인 오늘 아침으로 돌아가보면, 여느때와 같이 똑같아 보이는 아침이 밝아왔고, 여느때와 같이 노마는 자동급식기에 밥이 나오는 6:10분이 되기도 전인 아침부터 문을 열어달라고 발톱으로 문을 긁어댔다. 그런 노마에게 가볍게 아침인사를 하고는 문을 열어줬다.
그리고 휴대폰을 확인하려다가 이내 옆에 있는 <퓨처셀프>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한동안 하지 않았던 독서를 다시 시작하며 읽고 있는 책인데, 자기계발로 유명한 미국의 블로거이자 작가로 활동하는벤저민하디의 책이었다.
그의 주장은 딱히 독특할 것 없는 내용의 여느 자기계발책과 비슷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시공간의 개념이 추가되어있었다. ‘그러니까, 상상을 통해서 미래의 나와 연결을 한다 이거지?’
그러니까 이런 개념. 뭐 양자역학이라던지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던지, 무의식에 관한것이라던지 목수로 지내고 있는 평범한 나는 그들이 어떻게 부르던 그건 모르겠고, 표현은 다다르지만 종합해보면 비슷한 이야기가 되는 이런 장르가 좋은것이다.
자기계발 책을 읽다 이런류의 책을 만난 다는 건,
뭐랄까, 아주 클래식하게 옷을차려 입고 재즈바에 갔는데 90년대 힙합이 흘러 나와서 흥이 차오르는 그런 경우와 비슷하달까,
그러니깐 뭐 내 생각은 대략 ‘왜 SF장르 같은 이야기를 왜 이렇게 진지하게 하세요들 정말 그런게 있는거겠죠?’라고 묻게 되면서 뇌가 움직이기 시작해버리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이런 걸 좋아하게 된건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다. 아마도 내가 상상을 하기 시작한 무렵부터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긴 하겠지만, 어느 영화들을 보고 나서, 아니 그 영화들 때문에 더욱 더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비효과(butterflyeffect)라는 시리즈의 영화는 실제로 나비효과의 이론을 그냥 내머리속에 아주 정확히 집어넣어버렸고,
프리퀀시와, 백투더퓨처, 인터스텔라는 시간이 흐르지않는다 동시에 존재한다는걸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
메멘토라는 영화는 우리의 기억은 과연 믿을 수 있는가에 관하여, 그러니까 뭐 얕은 내 머리로는 이해를 못하지만 말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던가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이야기라던가 그런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내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이지 않을까하고
뭐 어쨌거나 책에서 말하는 5년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어떤 옷을 입고 있을까? 어떤 차를 타고 있을까? 어떤 곳에 살고 있을까? 조용히 눈을감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 어느 큰 빌딩에 들어선다. 아무도 없는걸로 보아 이른 새벽인거 같은데,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26층으로 향한다.
그의 사무실로 보이는 그곳에서 그는 자연스레 커피를 타서 큰 창을 통해 밖을 내려다 본다. 해가 뜨고 있는 아침, 레고같은 건물들, 마치 자로 잰듯이 일정하게 지어진 건축물들과 도로들, 개미같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과 같은 것들.
고개를 들어올리자 저 멀리 실루엣만 보이는 검은색의 산과, 노란색인지 주황색인지 그 색깔의 경계에 있는 하늘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