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분 뛰기.

달리기에 대한 짧은 글쓰기

by 꽃구름

그동안의 사람 죽일 듯한 더위가 조금 가셨다. 아직 한창 더워야 하는 8월 중순인데, 벌써 이렇게 시원하다는 게 의아해 걱정이 된다. 요 근래 종잡을 수 없는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마음 한 편이 묵직하게 가라앉다가도 1분만 걸어도 비 오듯 땀 샤워를 하는 날씨보다는 훨씬 활동하기 좋아 기분이 좋아진다.

엄마, 아빠 운동에 굳이 따라가겠다는 아이들과 함께 공원으로 향했다. 시원해진 날씨에 들뜬 마음으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밤.

나는 오늘 30분 달리기 8주 차 도전 중 두 번째 프로그램을 하는 날이다.

무려 25분 뛰기.

지난번 20분 뛰기에서 다시 5분이 늘어났다.

20분은 그래도 부담이 덜했는데 저녁을 먹고 나온 무거운 몸에 25분이라는 시간이 왠지 나를 압박했다.

뛸 수 있을까 싶다가도 남편과 아이들이 같이 왔기에 고민할 시간 같은 건 없다.

그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약 5분간의 준비 걷기를 하고 난 후 본격적으로 25분 돌리기에 돌입했다.

아이들은 킥보드를 타고 내 옆을 맞추어 오다가 먼저 가라고 하니 쌩쌩 달린다. 혼자면 무서울 텐데 언니와 함께라 둘째 아이도 첫째를 졸졸 따라다니며 킥보드로 공원을 누볐다.

조금 시원해진 날씨이지만 여름은 여름인지라 1분도 안 되어 땀이 흐른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있는 상태에서 뛰는 것과 처음부터 쭉 연이어 달리는 것은 역시 달랐다.

프로그램을 8주간 하면서 중간에 걷고 싶은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오늘 막바지에선 힘에 부쳐 걷고만 싶어졌다.

하지만 대망의 30분 달리기 도전을 앞두고 넘어질 순 없는 법.

나는 느리더라도 걷지 않고 끝까지 달려 25분 달리기를 완주했다.

기록을 궁금해하는 남편에게 보여주니 그래도 전보단 페이스가 빨라졌다고 격려해 주었다.

비록 느리지만 나만의 속도로 점점 완주하는 거리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마무리 걷기를 하며 나는 생각한다.

인생도 역시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누가 빨리 뛰든 말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속도로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것.

내 페이스 대로, 내 몸에 맞게 조급해하지 않고 해나는 것.

그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 보다 더 중요한 법이다.


이제 30분 달리기 8주 차 프로그램 마지막 순서만 남아있다.

과연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을까?

이게 끝나면 나는 또 어떤 도전을 할 수 있을까?

도전할 수 있는 무언가가 늘 남아 있어 기쁘다.


keyword
화, 목, 일 연재
이전 10화가족 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