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대한 짧은 사색
쉬지 않고 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체력이 부치다는 게 느껴진다. 지난 일요일 다시 더워진 날씨 때문에 해가 떨어진 저녁 시간에 남편과 둘째와 함께 공원에 나왔다. 남편은 새벽에 자기 러닝 크루들과 양껏 뛰고 온 뒤라 나는 혼자만 달리기로 했다. 20분을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데 처음부터 숨이 헉헉 차고 힘이 든다. 내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응원해 주는 7살 둘째와 남편을 보는데
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원래 초반 뛸 때가 제일 힘든 거다."
쥐어짜 내는 고통을 발휘해야 하는 마지막이 힘들지 않은가 했더니 남편이 하는 말.
"아니야. 심장이 평소와 다르게 빨리 뛰기 시작하고, 운동을 하는 호흡까지 끌어올리는데 제일 힘들고, 몸이 운동의 리듬에 익숙해지면 조금 나아. 그렇다고 안 힘든 건 아니지만 쭉 그대로 버티면서 가는 게 가능해지는 거야."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뛰는데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달리기는 어쩌면 우리 삶과 참 비슷하게 닮아있다는 생각.
우리도 일상에서 그럴 때가 많지 않나?
뭐든 내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해야 할 때 신경이 쓰이고 품이 많이 드는 법. 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적응이라는 것을 하면 힘들더라도 버틸 수가 있는 것이다.
평소의 편안하던 신체를 달리기라는 운동으로 호흡을 끌어올리듯 우리는 처음 적응기에 꽤 힘들고 지치더라도 조금 버티면 결국 적응의 궤도에 오른다.
달리기도 정말 그의 말처럼 몸이 적응이라는 것을 하게 될까?
이제 막 뛰기 시작한 초보 러너인 나는 반신반의를 하며 또 뛴다.
과연 이 벅찬 고통이 익숙해지는 날이 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