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대한 짧은 글쓰기
주말, 남편과 같이 공원에 가려는데 아이들도 가겠다며 따라나섰다.
요즘 방학이라 기관에 가지 않는 두 딸들은 어디든 재미있는데 가자고 해도 덥다고 안 가려고 들더니 엄마아빠 가는 건 따라간다고 했다.
후덥지근한 더위에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비 오듯 땀이 나기 시작했다.
7주 차 마지막 훈련으로 오늘은 15분간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날이다. 원래도 런데이의 30분 달리기 프로젝트이기에 훈련이 막바지에 들수록 30분 쉬지 않고 달리기를 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중이다.
아킬레스건 부상 이슈로 달리기를 쉬고 있는 아빠는 걷는데도 아이들은 굳이 뛰는 나를 따라다녔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주룩주룩 나는 여름날 주말 오전. 나는 딸들과 함께 뛰었다.
평소라면 후 후 하며 숨을 쉬어야 하는 타이밍에 자꾸 질문을 하는 아이들 때문에 몇 번 호흡이 흐트러지긴 했지만 "엄마, 파이팅!"이라고 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웃음이 난다.
내가 본격적으로 달리기 하는 걸 처음 본 아이들은 신기해했다.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나올 때 하나만 딱 생각했다.
포기하는 모습만 보여주지 말자.
워낙 내 페이스에 맞게 느리게 달리는 데도 달리면서의 개운한 기분이 좋아서 이제까지 달리기 타임에 걸은 적이 있다거나 중간에 멈춘 적은 없지만 괜히 아이들이 보고 있다 생각하니 긴장되긴 했다.
들뜨거나 오버하지 말고 평소대로만 하자 생각하며 나는 더워서 잦아든 아이들의 질문을 느끼며 호흡을 했다.
느리지만 멈추지 않기.
아이들은 한 바퀴 같이 뛰고 난 후 지치는지 알아서 아빠를 찾아갔고 나는 평소처럼 홀로 달렸다.
기다려주고 응원해 주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더 힘이 났다.
뭐 대단한 걸 하는 게 아닌데도 엄마를 기억했을 때 조금은 뭔가 도전하는 엄마의 모습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무사히 10분, 15분 달리기를 완주했다.
마무리 걷기까지 마치고 남편과 아이들을 만났다.
가족들은 "고생했어." 하며 나를 반겨주었다.
날이 더워서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고 집으로 돌아와 우리는 시원한 에어컨 앞에서 더위를 식혔다.
11살인 첫째는 엄마 아빠가 9월에 마라톤에 간다고 하니 자기도 10월에 하는 지역 마라톤에 나간다고 했다. 말만 할 뿐 운동이라곤 전혀 하지 않고 지냈는데, 오늘 다 뛰고 나서 물어보니 여전히 마라톤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래서 남편과 상의해 봤는데 못 뛰더라도 7살인 둘째까지 모두 접수를 해서 함께 가자고 결론을 냈다.
내 건강을 위해 한 도전은 가족의 운동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