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에 하나씩

일상의 시.

by 꽃구름

양팔에 하나씩

내 팔을 베개 삼아 새근새근 잠든 아이 둘. 3세, 7세

나는 몸통조차 움직일 수 없다.

사슬에 묶인 것 마냥 꼼짝달싹 못한다는 게 스스로 애처롭다.


그들은 무의식의 세계로 넘어가며 점점 묵직해진다.

나는 천정을 보고 누워 생각한다.

엄마란 직업은 참 힘든 거구나. 어려운 거구나.


첫째 아이 쪽 한쪽 팔을 스으윽 빼본다. 잠결에도 아이는 빙돌아 나에게 더 가까이 와서는 팔을 벤다. 이런 실패다.

둘째 아이는 거의 내 어깨에 걸쳐져 있어 뺄 수 없다. 이런이런.


나는 겨우 첫째 아이 쪽 팔을 빼곤 둘째 아이 쪽 팔까지 빼자

자유가 되었다. 뭐 좁디좁은 방 한구석 자유일 뿐이지만.

그들과는 다른 결로 누워야 한다.

그래야 더 자유롭다.

새근새근 잠든 가족들을 보며 나는 혼자 깨어 있다.

조용한 이 시간이 좋다.


내가 옴짝 달짝 못해도 팔을 기꺼이 내어주는 것. 그게 엄마 자리일까?

아니, 그건 아닌 듯싶다. 자문자답을 한다.

잠시 팔을 내어줄지언정 내 팔이 떨어져 나가도록

희생이란 이름으로 밤새 괴로워 하진 않을 테다.

그저 같은 공간에 함께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는 것.

그걸 감사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각자가 다른 방향으로 다른 곳을 향해 잠들었지만 결국은 함께다.

그게 맞는 방향의 가족인 것 같다.


말은 그래도 내 팔 약간 저려올 때까지 그들을 책임진다.

그래. 엄마는 참 어렵고도 늘 노력해야 하는 존재다.

너희는 엄마와의 이 밤을 나중에 어찌 기억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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