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하던 나뭇가지에
언제 그랬냐는 듯 꽃잎이 흐드러지고,
어느새 연둣빛 잎새가 한가득이다.
이렇듯 나의 삶에
지치고 굴레 같은 하루하루가 또 지나가고,
딱딱한 껍질을 뚫고 희망이, 기쁨이, 피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 끝없는 기다림에
희망이 피어날 자리엔 상처만 두터워 가고,
나의 외침이 침묵에 짓눌려 사라져 버렸다.
쉬어버린 내 목을 부여잡고
기대 울 곳을 찾았으나
연둣빛이 한가득 나를 조롱하고 있다.
흔들흔들 봄바람에 손짓하며 나를 조롱한다.
딱딱히 메말랐던 그 자리에
보란 듯 순진한 잎들을 내어놓고
또다시 맞이하게 될 겨울 따윈 모르는 듯 나를 부추긴다.
흔들흔들 봄바람에 손짓하며 나를 부추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