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 꽃단지로 꽃을 사러 갔다.
아름답고 싱싱한 꽃들이 나를 반기는 듯 아름답게 반짝반짝하고 있었다.
그중 나의 눈을 사로잡는 꽃이 있었으니
그 꽃은 바로 안개꽃!
하얗게 아름드리 핀 안개꽃을 보면서 청춘의 한 때를 떠올려본다.
솔직히 안개꽃 트라우마(?)를 겪은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안개꽃을 사 본 적이 없다.
꽃을 자주 살 일도 없었지만 어쩌면 의도적으로 피했다는 것이 맞다.
사연인즉, 이렇다.
어느 날, 같은 과 동기 남학생에게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나한테 할 얘기가 있다며 급히 만나자고 했다.
무슨 일일까 생각하며 약속 장소로 급하게 나갔다.
약속 장소는 분위기가 좋은 레스토랑이었다.
도착하자 그를 두리번거리며 찾았다.
그는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면서 내 눈에 확 띈 것이 바로 안개꽃이었다.
안개꽃도 작은 양이 아니라 큰 다발로 풍성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안개꽃을 보자마자 나는 조금 긴장했다.
‘뭐지? 쟤 혹시 나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거 아냐?’
선뜻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가슴이 두근두근 뛰며 심장이 나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난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남자 친구도 없었고 어떤 설렘을 느껴보지도 못했다.
고등학교 때 나름 꿈꿨던 것이 있었다.
‘대학교에 가면 연애를 찐하게 해 봐야지!’
나는 그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가면서 드디어 나도 고백이라는 것을 받아보는 것인가?
그 친구가 별로 남자로 다가오지 않았던 나였기에 고백할 경우, 난 어찌해야 하지?
짧은 거리지만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 가는 시간이었다.
드디어 테이블에 앉았다.
그 친구 역시 긴장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어렵사리 결심한 듯,
그 친구가 오랜 망설임 끝에 나에게 안개꽃 한 다발을 건네줬다.
"야! 너, 수지랑 친하지? 이것 좀 수지한테 전해줄래?"
띠옹~
돈가스를 배 터지게 얻어먹고,
나는 안개꽃을 아름드리 들고 나왔다.
'아, 나는 안개꽃 향단이구나!'
그렇게 아름다리 안개꽃을 품 안에 안은 채,
꽃향기를 마시며 씁쓸한 여운을 안고 집으로 걸어왔다.
지금은 추억으로 남았지만,
안개꽃을 보면, 그때 그 생각을 떠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그놈 때문!
나와 상관도 없는 그놈 덕분에
나는 안개꽃 향단이라는 아름다운 부캐(?)를 얻었다.
나도 주인공이고 싶었던, 청춘의 그때!
참으로 씁쓸했던 나의 기억에게
찬란한 위로를 보내고 싶어
이 글을 끄적거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