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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하나님의 부르심

준비, 어찌 알 수 있을까?

by 글탐가
그리스도께서 나를 보내심은 세례를 베풀게 하려 하심이 아니요
오직 복음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로되(고전 1:17)
바울은 하나님의 부르심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바울이 말하는 '복음'의 의미는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속의 실체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개인의 거룩을 복음 선포의 주요 목적으로 만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의 경우는 복음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구원이나 거룩의 체험을 말할 뿐, 결코 개인 체험을 선포의 목적으로 삼은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어디에서도 자신의 구원이나 거룩을 선포하도록 의탁받은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의탁받은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요 12:32)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난 후, 나는 열심을 내며 교회를 다녔다.

그때, 교회에서 새 생명축제를 했다.

축제의 일환으로, 교회에서 유명 연예인을 초빙했다.

이 전도 축제를 위해 열심히 기도로 준비했는데,

기도 중에 계속해서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성령께서 친히 알려주시는 마음인 거 같았다.

하지만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그저 열심히 중보기도만 했다.


드디어 새 생명축제 날,

유명 연예인은 개인적인 간증과 함께

마치 TV 속 쇼 프로그램처럼 흥을 돋우려 애를 썼다.


'이래서 마음이 불편했나?'


그냥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쳤다.

새 생명축제는 잘 끝마쳤고,

성황리에 끝난 거 같은 분위기였다.

잘 마쳐서 다행이라는 마음과 함께

나의 불편했던 마음도 어느새 잊혀졌다.

그런데 훗날,

전도축제에 참여했던 그 연예인은 불미스러운 사고와 연루되었다.

누구인지 밝히기는 어렵지만

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 사건을 뉴스로 접하면서,

문득 기도 중에 불편한 마음이 들었던 생각이 떠올랐다.

그제야 왜 성령께서 기도 중에 불편한 마음을 주셨는지 이해가 됐다.

그 후로, 나는 간증을 보는 것은 물론, 하는 것도 조심스러워한다.

비단 그 연예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처음에 주님을 만나면 우리는 능력을 받고 하나님을 향한 열정으로 뜨거워진다.

그리고 주님을 만난 그 감격으로 어떤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거 같다.

주님의 증인만 될 수 있다면,

주님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다 하고 싶어 진다.

내 안에 있는 하나님의 열정이 그렇게 만든다.


하지만, 신앙생활 초창기일수록, 주님을 위해 일한다며 나서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그 시기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같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깨지고, 어떻게 다듬어질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성화되어 가는 여정이 남아있고,

아직 하나님의 뜻과 나의 의를 분별하기 어려운 시기이다.

하나님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조금 자중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

대부분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

떨기나무 아래서 부르심을 받았던 모세도, 자신은 입이 둔한 자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라로

엉덩이를 뒤로 뺐다.

큰 용사라고 하나님이 부르신 기드온도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라며

자신을 부른 하나님의 음성이 맞는지 계속해서 증표를 요구했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선 자는,

수많은 연단으로 인해, 깨어지고, 두드려지며,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알게 된다.

하나님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음을 아는 자들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자들을 부르시고 사용하신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님께서 하셔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의가 충만하고, 나의 열정이 충만한 상태에서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오류는

"제가 할 테니 하나님은 가만히 계세요. 제가 열심히 해서 주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겠습니다."이다.


신앙의 초반부에 하는 간증과 사역은

이런 오류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국 하나님께 민폐를 끼치고,

또 나의 로 인한 교만으로 결국 파국의 길로 가고 만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선 자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바라보고,

예수님만 의지할 수 있는 자이다.

그들이 복음의 능력을 갖고 세상으로 나가 빛을 발하고 소금의 역할을 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켜 나가는 도구로 쓰임 받는다.


"준비됐는가?"


라는 질문 앞에 우리는 철저히 자신을 십자가 복음 앞에 비춰보고 점검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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