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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탐가 Mar 13. 2019

내 인생의 최악의 갈등

#2. 갈등 바라보기

인생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다.

해결된 문제들이 있기도 하고 해결되지 못한 채 봉합된 문제들도 있다.

"당신에게 인생의 최악의 갈등은 무엇입니까?"


라고 질문이 던져진다면 선뜻 대답하기가 힘들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현재 나는 어떤 문제 때문에 고민하지?'


현재의 내 상황과 모습을 직시하면 현재 내가 갈등하는 문제가 보일 것이다.

그것이 부부의 불화라든지, 아이 문제라든지, 병의 문제라든지, 재정의 문제라든지, 일의 문제라든지...

인생이 다양한 만큼 갈등의 영역도 다양하다.

갈등의 유형으로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개인 대 개인의 갈등

2. 자신 대 자신의 갈등(이럴 경우 내면, 즉 마음의 문제이다.)

3. 개인 대 사회의 갈등

4. 인간 대 자연의 갈등

5. 인간대 초자연적 힘과의 갈등


당신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갈등은 어느 부분에 속하는지 점검해봐라.

그렇다면 내가 당면하고 있는 현재의 문제점이 명쾌하게 다가올 것이다.

그 후에 명쾌하게 다가온 그 문제점에 대해 나는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는지 점검해 보면 좋을 거 같다.


프랑스의 조르주 폴티는 희곡 소설 등 고금의 명저 1200편을 분석하여 극적인 갈등의 국면을 36가지로 분류했다.


1. 탄원

2. 구제

3. 복수

4. 육친 간의 복수

5. 도주

6. 재난

7. 잔혹

8. 반항

9. 대담한 기획

10. 유괴

11. 수수께끼

12. 획득

13. 육친 간의 증오

14. 육친 간의 싸움

15. 살인적 간통

16. 발광

17. 얕은 생각

18. 모르고 저지르는 애욕

19. 모르고 육친을 살해함

20. 이상을 위한 자기희생

21. 육친을 위한 자기희생

22. 애욕을 위한 모든 희생

23. 사랑하는 자의 희생

24. 강한 자와 약한 자의 싸움

25. 간통

26. 애욕의 죄

27. 사랑하는 자의 불명예의 발견

28. 사랑의 장해

29. 적에 대한 애착

30. 야망

31. 신과의 싸움

32. 잘못된 질투

33. 잘못된 판단

34. 회한

35. 잃어버린 자의 발견

36. 사랑하는 자를 잃음



작가 지망생 시절, 나는 위에서 제시한 서른여섯 가지 극적인 갈등의 국면을 내가 쓰고 있는 작품에 많이 빗대어 보곤 했다.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갈등의 축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았는지 점검하게 됐고, 그럴 때마다 내 작품은 이 갈등의 국면 중 어디에 속할까 접목시켜보곤 했다. 어떤 작품은 명확하게 떨어질 때도 있고 또 어떤 작품은 불명확해서 처음부터 다시 구상에 들어간 적도 있었다. 그리고 또 어떤 때는 두세 가지가 겹쳐져서 강력한 이야기 구조라는 확신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두세 가지가 겹쳐진 경우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작품을 쓰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알게 됐다. 두세 가지가 겹쳐진 경우,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 이것 저 젓 뒤 썩여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미궁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여러 장르를 뒤섞어 복합장르물이 많고 또 작가들의 탁원함에 의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로 잃고 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이제 막 글쓰기에 입문한 작가나 작가 지망생에게는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다.

다시 내 인생으로 돌아와서 살펴보자.

내 인생의 최악의 갈등의 국면은 어떤 곳에 속할까?

극적인 상황과 소소한 상황에 따라 접목되는 갈등의 국면도 다를 수 있겠다.

하지만 내 손끝에 박힌 조그만 가시가 다른 사람의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보다 더 크게 다가오듯

갈등의 국면은 각자 다르지만 내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고 힘들게 하는 건 비슷할 거 같다.


내 인생의 최악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제각각이다.

그 갈등을 직시해서 담판을 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야무야, 있는 듯 없는 듯 묻어 둔 채 지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잠재의식 속의 문제점은 어떤 사건을 만나게 되면 반드시 올라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남편이 바람을 피워 이혼한 여자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남편의 불륜 때문에 뒤도 안 돌아보고 이혼하고 당당히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치자.

그 여자 앞에 멋진 남자가 나타났다. 그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 여자는 과연 순탄하게 그 사랑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엔딩은  '아름답게 사랑하였고 결혼하였더라'로 끝마칠 수 있었지만 그 엔딩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사랑의 과정은 지난한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하기라도 한다면 그것은 여자의 마음에 과거의 경험으로 인한 상처와 결탁해서 의심의 씨앗이 뿌려질 것이다.


이럴 때 여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의심이 의심을 낳고, 그 결과 남자와의 관계가 깨질까?

아니면 아주 솔직하게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고, 그 여자와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묻고 남자의 대답을 들을까?

어떤 것이 현명할지 우리는 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문제는 현실적으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은 현명한 선택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내 인생을 드라마로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그 힘 키우기의 첫 번째가 내 인생의 최악을 갈등을 직시하고 그것을 드라마화시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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