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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일상 속에서 빚어지는 성품

#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는 것.

by 글탐가
그러므로 너희가 더욱 힘써... 더하라 (벧후 1:5,7)
그 누구도 자연적으로나 초자연적으로나 성품이 완성된 가운데 태어나지 않습니다. 스스로 성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습관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넣으신 새 생명을 근거로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완벽함과 눈부심을 드러내는 삶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의 기이함을 드러내도록 창조되었습니다. 매일 되풀이되는 단조로움이 우리의 성품을 결정하는 시금석입니다. 영적인 삶의 가장 큰 장애는 뭔가 큰일을 찾으려 하는 것입니다.

아무 조명도 받지 못하고 신나는 일도 없으며 매일 일상적인 똑같은 일만 반복되는 그러한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기간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장 많이 빚으시는 때입니다. 하나님께 항상 당신에게 신나는 순간들을 주실 것으로 기대하지 마십시오. 되풀이되는 따분한 삶에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사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365 묵상집 중에서 발췌-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나는 커피숍을 운영했다.

출판사와 함께 운영하는 커피숍이었는데, 북콘서트와 각종 문화행사를 하고 싶어서 창업했던 커피숍이었다.

우리 출판사에서 발행한 책의 저자의 북콘서트를 열고,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다양한 일들을

했다. 나는 커피숍에서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청년 직원이 있었고, 그 직원이 담당해서 커피숍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담당 직원이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 벌어져 내가 커피숍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그 후로 7개월에서 8개월 동안 나는 커피숍을 직접 운영해야 했다. 새로운 직원을 두기에는 재정적인 곤란함이 있었다. 어찌 됐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고민할 시간도 없이, 나는 엄청나게 분주해졌다. 새벽 5시 조금 넘어 출근을 하면서 시장에 들러 샌드위치 재료를 사고, 신선한 재료로 아침마다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샌드위치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서 잘 팔렸고, 장사도 그럭저럭 잘 됐다. 하지만 문제는 나의 체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때 나는 출판사 편집장일도 함께 보고 있었기에 책 작업을 함께 해야 했다. 커피숍이 분주한 아침과 점심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는 커피숍에 앉아 출판사 일을 처리했다. 그렇게 7개월에서 8개월을 하다 보니 체력이 점점 떨어졌다.


너무 지친 어느 날, 새벽기도 때 나는 울면서 하나님께 매달렸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하나님께서 나의 기도에 응답하셔서 커피숍은 일사불란하게 정리됐고,

그 후로 나는 일 년 동안 병 앓이를 해야 했다.

이런저런 병명으로 분기별로 병원을 찾으면서 나는 모든 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출판사도 완전 폐업을 선언하며 정리했다. 창업도 만만치 않았지만 정리도 만만치 않았다.

작가님들과 일일이 다 전화통화를 하며 상황과 사정을 설명했다.

나의 힘든 상황에 공감해주며 함께 울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기도하겠다는 분들도 계셨고,

또 서운해하는 분들도 계셨다.


크든 작든 12년이란 세월 동안 커피숍과 출판사를 병행하며 사업을 해왔던 나의 사업가로서의 삶은

이로 인해 모두 정리됐다. 커피숍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 정말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한

체력의 한계였다. 하루하루 견디고, 순종하자 라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엎드리는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고달프고 힘들었던 시간들이었다.


병원 치료 후에 나는 1년의 안식년을 가졌다.

안식년 이후, 나의 삶은 완전히 변화되기 시작했다.

쉼과 운동으로 인한 체력의 회복도 있었고, 또 삶에 대한 나의 태도에 변화도 있었다.

가장 감사한 것은 정말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됐다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하다.

그 글이 어떤 글이든 상관없다.

소소한 일상의 기록들을 쓰든,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극적인 이야기를 쓰든,

장르와 형식이 에세이든 드라마이든 소설이든... 그냥, 내 생각과 경험을 담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스러웠다.


지금 나는 매일매일 글을 쓰는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는 일상이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다.

커피숍에서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누리지 못했던 행복을

왜 나는 지금 느끼는가?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나라는 사람에게 주신 달란트가 글쓰기라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글을 썼지만 그때는 많이 힘들었다.

왜냐? 늘 불만스러울 때가 많았으니까.

다른 이들로부터 평가받는 자리가 견디기 어려웠으니까.


나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내가 진정 쓰고 싶은 글을 찾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기 시작한 행복이다.

결국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하나님께서 태초 이전에 나를 택정 하셨을 때, 존재 자체로 사랑하시고

계획하신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일이 참 중요한 거 같다.


횡설수설~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다 보니 글이 길어진 거 같다.

오늘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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