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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탐가 Aug 30. 2022

시댁가는 길



날씨가 춥다.

그런데 차창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따듯하다.

바람이 차단되서 더 따듯한 거 같다.


서로가 서로의 바람차단막이 되어주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더 따듯하겠지!

시아버님이 아프시다.

신장혈액투석을 결정하기 위해

병원에 가려고 아버님을 모시러 가는 길!


어린시절. 연약한 우리의 바람막이가 되어주신 부모님!

이제는 세월의 흔적만큼 여기저기 아픈 곳이 드러날 나이가 되셨다.


시댁에 처음 인사가던 날,

나의 소주잔을 채워주시며

편안하게 웃으시던 시아버지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28년!

이제 우리 부모님보다 더 함께 한 세월이 길어졌다.

이제 우리가 따듯한 바람막이가 되어드려야 한다.


시댁가는 길,

유난히 춥다.


시댁가는 길,

유난히 햇살이 따듯하다.


추움과 따듯함의 간극.


그 사이,


따듯하게 손 잡아줄 수 있는,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줄 수 있는

서로를 향한 바람막이가 필요한 날이다.


********

올해초 겨울~시댁가는 길에 쓴 글이다.

이 글을 보니 아버님이 혈액투석 받으신지 1년이 채 안됐다.

그런데 우리의 체감온도는 더 오래된듯하다.

그나마 다행인것 부모님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

더 깊어지고 더 다정해졌다는 것이다.


지난 날 끄적인 글은 나에게 각성의 기회를 준다.

처음 품었던 마음을 끝까지 지키라고!


더 따듯하고 더 사랑하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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