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과 아벨, 살인의 대물림
이 드라마는 성경을 토대로 작가의 드라마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이므로
신학적 기준으로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
<작가 의도>
영원한 생명을 잃어버린 아담은 자식들을 낳는다.
아담이 사망의 길과 생명의 길이라는 두 가지 길로 나타나듯, 아담의 후손들도 사망의 길과 생명의 길로 나뉘게 된다. 그 길이 나뉘는 기준은 믿음이었다.
아담의 자손들의 이야기를 통해 죄의 대물림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또 생명의 길은 어떻게 펼쳐지는 지 살펴보려 한다.
<등장인물>
아담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 그는 농부가 됐다. 땀을 흘려 땅을 일구고 먹을 것을 얻어야 했다.
그 과정이 힘겹게 느껴질 때마다 그는 하나님을 찾았다. 그리고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며 하나님을 다시 만나기를 간구했다. 그렇게 하나님과의 관계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가인과 아벨을 낳는다. 하지만 가인이 아벨을 죽이는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아담은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는다. 그러면서 아담은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한다. 아담의 죄로 인해 하나님은 아담을 잃은 고통을 겪었다. 아담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하나님이 아담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이 고난을 통해 아담은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된다.
하와
산고의 고통의 겪으며 얻은 아들들을 바라보며, 하와 역시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산고의 고통만큼 아이들이 더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가인이 아벨을 죽이자 사랑하는 둘째 아들을 잃었다. 기쁨이 슬픔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슬픔을 위로할, 새 아들을 주셨다. 그의 이름은 셋이었다. 그 후로 손자들을 낳기 시작했다. 하지만 죽은 아벨을 잊을수 없다. 가슴에 아벨을 묻은 채 살아간다.
가인
아담과 하와의 큰아들.
질투와 시기가 많다. 더불어 다혈질에 화도 많다.
하나님께서 아벨을 더 사랑하시는 것 같아 분노가 차오른다.
아벨의 제사는 받고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자, 결국 아벨을 죽인다.
하나님으로부터 땅의 저주를 받아 결실을 맺지 못하고 떠도는 자로 살아가게 됨을 심판받는다. 그렇게 부모와 함께 살던 땅을 떠나 떠도는 자가 된다.
그 모습은 마치 죄를 지은 후,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죄인, 아담의 모습과 닮아있다.
가인의 살인사건은 가인의 후손, 라멕의 살인사건으로 이어진다.
아벨
양치기로 양 떼의 첫 새끼들과 양 떼의 기름과 제물을 드렸다. 아벨은 믿음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고, 하나님은 아벨의 제사와 제물을 기뻐 받으셨다.
하지만 그는 형, 가인의 시기와 질투로 형에 의해 살해당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순전하고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셋
아벨을 대신해 하나님께서 주신 아들. 셋의 후손으로 노아가 태어난다.
아벨을 대신해 씨를 주셨다는 성경 속 말은 의미가 있다. 아벨이 믿음으로 제사를 지내며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었듯이 아벨을 대신한 셋도 믿음의 길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 후손에서 심판의 날에 방주 구원의 역사를 이뤄낼 노아가 태어난다.
<줄거리>
“왜 화가 났느냐? 어찌하여 고개를 떨구고 안색이 변하였느냐?”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물으셨다.
‘어찌 아벨의 제물은 받으면서 내 제물은 받지 않으십니까?’
가인은 화가 나서 하나님께 따지고 싶었지만, 두려움에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네가 옳다면 어째서 얼굴을 들지 못하느냐?”
가인은 하나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가인은 솔직히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것조차 기쁘지 않았다.
‘내가 열심히 수고하고 땀 흘려서 얻은 곡식들을 왜 하나님께 바쳐야 한단 말인가? 솔직히 하나님께서 나한테 해 주신 일이 뭔데?’
가인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았고, 믿지도 않았다. 그런 마음을 간신히 접고 억지로 제물을 가져다 하나님께 바치며 제사를 드렸건만,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물을 받지 않으시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인을 더 짜증 나게 하는 것은 아벨이었다. 하나님께서 아벨을 너무 사랑하시는 게 느껴졌다. 가뜩이나 아버지, 아담이 자신보다 아벨을 신임하는 것이 못마땅했었는데 하나님까지 아벨의 제사만 받는 것을 보니 배알이 뒤틀렸다.
“가인아, 네가 옳지 않다면 죄가 문 앞에서 도사리며 너를 노릴 것이다. 죄는 너를 지배하려 한다. 그러니 너는 죄를 다스려라.”
하나님께서는 가인에게 죄를 다스릴 것은 명령했다.
하지만 가인은 오히려 하나님의 명령에 반기를 들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바로 그때, 뱀이 땅바닥을 기어 가인의 등을 타고 어깨 위로 올라와, 은밀한 목소리로 가인의 귓가에 속삭였다.
“가인, 무엇 때문에 화가 났니?”
“하나님께서 내 제사는 받지도 않으면서 아벨의 제사만 받았어. 쳇! 누군 뭐,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싶었는줄 아나 보지? 됐다 그래!”
“그랬구나. 하나님 때문에 화가 났구나?”
가인은 화를 다스릴 수 없는 듯 콧김을 내뱉으며 한숨을 쉬었다.
뱀은 가인을 위로해주듯이 부드럽게 속삭였다.
“어쩜, 하나님이랑 아담이랑 그렇게 닮았니? 왜 네가 장남인데도 너보다 더 차남인 아벨을 더 사랑하시는 걸까?”
“내 말이. 장남이면 장남 대우를 해줘야지.”
“내 말이. 솔직히 나는 네 마음을 너무 이해해.”
“정말?”
“그래. 나도 너와 비슷한 일을 겪었거든.”
“무슨 일?”
“이 땅에 아담보다 내가 먼저 왔잖아. 그럼 내가 이 땅의 주인이 될 장남의 자격이 있는 거잖아. 그런데 하나님은 나보다 아담을 더 사랑하셔서, 그를 에덴동산의 주인으로 임명했지 뭐야? 그때 내 마음에 얼마나 큰 분노가 일어났는지 모를거야. 아마 너도 나와 비슷한 마음일걸.”
“맞아.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도 장남인 나보다 차남인 아벨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거 같아.”
“내 말이. 솔직히 난 아벨보다 네가 더 훌륭하다고 생각해. 넌, 농사도 잘 짓고 힘도 쎄고 남자답잖아. 난, 네가 아벨보다 훨씬 더 사랑받고 인정받을만하다고 생각해.”
“그럼 뭐해? 아버지나 어머니나 심지어 하나님까지도 나보다 아벨을 더 사랑하고 인정하는 걸.”
“그렇구나. 아, 차라리 아벨이 사라져버리면 좋을텐데?!”
뱀은 은밀하게 말하며 가인의 표정을 살폈다.
“가인아, 네가 옳지 않다면 죄가 문 앞에서 도사리며 너를 노릴 것이다. 죄는 너를 지배하려 한다. 그러니 너는 죄를 다스려라.”
하나님의 명령은 가인의 마음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고, 가인은 뱀의 미혹에 넘어가
뱀의 말처럼 차라리 아벨이 사라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인은 아벨에게 말했다.
“아벨, 오늘 나와 함께 들에 나가자.”
“들에?”
“음. 네가 내 일을 도와줬으면 해서.”
아벨은 마음이 착했으므로 가인의 도움 요청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가인은 아벨을 데리고 들로 나갔다.
“여기 있는 가시덩쿨과 엉겅퀴를 뽑아주지 않겠니?”
어느새 곡식들 사이로 자라나 있는 가시덩쿨과 엉겅퀴를 바라보며 가인은 아벨에게 부탁했다.
“알았어. 그사이 또 많이 자랐네.”
아벨을 뜨거운 태양 아래, 삐질삐질 땀을 흘리면서도 최선을 다해 일했다.
그 사이 가인은 밭 사이로 숨겨준 돌을 들고 왔다.
돌을 들고 아벨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있는 힘껏 돌로 아벨을 향해 내리쳤다.
아벨은 머리가 깨지며, 그대로 가시덩쿨과 엉겅퀴가 가득한 밭으로 피를 흘리며 쓰려졌다.
아벨은 아직 죽지 않고 피를 흘리며 신음했다. 그리고 가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핏물이 가득한 핏빛을 머금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착한 척하는 재수 없는 자식!’
가인은 다시 한번 돌을 들어 아벨을 향해 내리쳤다.
아벨의 피가 땅에 스며들었고, 아벨은 그 자리에서 생명을 잃었다.
“네 동생, 아벨이 어디 있느냐?”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물으셨다.
“모릅니다. 제가 동생을 지키는 사람입니까?”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네 동생의 피가 땅에서 내게 울부짖고 있다. 이제 너는 입을 벌려 네 동생의 피를 받은 땅으로부터 저주를 받을 것이다. 네가 땅을 일궈도 다시는 땅이 네게 그 결실을 내주지 않을 것이며 너는 땅으로부터 도망해 떠도는 사람이 될 것이다.”
하나님은 가인에게 형벌을 내리셨다.
가인은 하나님의 형벌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서 하나님께 말했다.
“제 벌이 너무 무거워서 견디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오늘 주께서 저를 이 땅에서 쫓아내셔서 주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에 제가 이 땅에서 도망해 떠도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저를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저를 죽이려 덤벼들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 가인을 죽이는 사람은 일곱 배로 복수를 당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가인에게 한 표를 주셔서 누구를 만나든 그가 가인을 죽이지 못하게 하셨다.
그 후 가인은 하나님을 떠나 에덴의 동쪽 유리함(떠도는)이라는 뜻을 가진 놋 땅에서 살게 됐다.
그 후로 가인은 많은 후손을 낳았다.
그의 후손 중에 라멕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라멕은 가인처럼 또 살인을 저질렀다.
그는 마치 가인처럼 질투와 시기도 많고, 피해의식도 강한 사람이라 상처를 잘 받았다.
그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남자와 자신을 상하게 한 소년을 죽였다.
그렇게 가인과 가인의 후손들은 죄의 길로 들어섰다.
그것은 사망의 길이었고, 살인자가 되는 길이었다.
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졌다.
한편, 하나님께서는 아벨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는 아담과 하와에게 셋이라는 아들을 주셨다.
셋은 아벨처럼 하나님을 믿고 의지했으면 하나님께 전심으로 기쁜 마음으로 제사를 드렸다.
하나님께서는 셋을 축복하셔서 그의 후손들이 믿음으로 죄인의 길로 가지 않고 의인의 길로 가게 하셨다.
그리고 그 의인 중에 노아가 있었다.
노아는 죄가 만연하고 악이 세상에 가득한 때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인류 구원의 예비하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