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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해 Apr 20. 2021

코로나가 싫다

고삐 풀린 망아지

벚꽃이 올해만 피는 건 아니잖냐며 집콕이 당연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 지치기도 지겹기도.


오랜 집콕으로 확찐자들만 늘었던 그때도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있었다. 족쇄의 무게는 사람마다 달랐으니까.  

우린 나가봤자 집 앞이었고 늘 집으로 돌아오기 바빴다. 와중에도 수시로 바뀌었던 a의 카톡 프로필 사진은 무엇? 자괴감은 무엇? 그들은 매주 싸돌아다니는데도 확진은커녕 밀접 접촉자였던 적도 없다. 나만 바보 같이 지켰구나, 우리도 막 돌아다닐까? 안된다. 안될 일이었다. 난 운이 좋은 편이 아니니까. 




n차 감염이 우려된다는 기사도 솔직히, 지겹다. 매주 금요일만 되면 뭐가 그렇게 매번 우려되는지. 그런다고 주말에 집에들 있을까. 이젠 뭐 여기서 빵, 저기서 빵빵 터져도 그러려니 한다. 우리만 아니면 되잖아? 하루 확진자 1000명이 넘으면 달라질까? 사실 확진자가 되었을 경우에도 건강이 상할까 걱정하기보다 사회에서 매장을 당할까 걱정했던 우리다. 왜??


그 시작은 교회였다.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해야 예수님께 닿는 건지, 성금을 내야 목사님이 예수님께 전달해주는 건지, 목사님이 대신 기도를 해주는 건지, 예수님보다 목사님을 믿는 건지 어쨌든 에서 혼자서는 기도를 못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모이지 말라는데도 모이는 일부 때문에 전체가 욕을 먹었다. 같은 기독교인들 욕 먹이기 싫어서라도 안 모일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보란 듯이 더 모였다.




격리 대상자(유증상자)가 여행을 가고, 식당을 가고, 대형마트를 가고, 목욕탕을 가고 헬스장을 가고 집회를 갔다?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목욕탕은 좀 참으라는데도 집회 좀 멈추라는데도 꾸역꾸역 간다? 똑같은 사람들이다. 욕을 먹어도 싼, 코로나에 걸려도 싼 사람들! 코로나는 혐오를 불러일으켰다.


코로나 때문에 누군가는 폐업을 했고 누군가는 결혼식도 못하고 있는데 까짓 목욕탕 하나 못 간다고 죽냐 죽어? 싶은 거다.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

맘껏 활개를 쳤던 사람마저도 확진자를 욕했다. AC, 쟤 때문에...! 내로남불. 그러는 너는요?


코며든 지금, 너도나도 풀어진 지금, 혐오도 내로남불도 사라진 지금이 차라리 낫다. 어쩌다 걸렸대, 뭐, 별 수 있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지금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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