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질 때 더 가까워지는 것

-남동생을 둔 예비 시누이가 명심해야 할 행동강령

by 윤유은

요즘시대 누나만 둘인 남동생에겐 ‘결혼할 때 힘들겠다’는 시선이 자주 쏟아지곤 한다. 아직 닥치지도 않은 일에 남들이 지레짐작 우려하는 것은 본인의 경험 또는 주변을 통해 시누이의 머릿수가 늘어나거나 아들 하나밖에 없는 집의 시어머니를 감당하는 것은 힘들다는 깨달음이 보편화됐기 때문일 것이다.


남동생을 둔 누나로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시누이의 행동강령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의도된 ‘무관심’이다. 삼 남매의 막내, 그것도 아들로 태어났음이 의미하는 것은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던 시절 부단히도 아들을 낳기 위해 애썼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힘들여 낳은 아들은 존재만으로도 사랑받아 마땅하며 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의 관대한 시선과 수많은 챙김 속에서 성장해 온 아들은 자립심이 부족하거나 부모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어느새 시대는 변해 남녀평등이 이뤄졌는데 부모님은 여전히 새로운 사상에는 노출됐을지언정 여태까지 해왔던 행동 패턴에는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 연세가 들어갈수록 오히려 강화되는 경향까지 보인다. 그럼에도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 부모님보다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젊은이로서의 누나들은 의도된 무관심으로 남동생을 독립된 자아로 살아가게 해야 한다.


결혼 시장에서 남자들이 여자 형제 유무만으로 선택을 받는다면 당연히 여자 형제가 없는 남자가 유리할 것이다. 그렇다면 시누이가 있어도 ‘없는 것과 같이 존재’한다면 조금이라도 남동생의 미래 배우자에게 마음의 짐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때때로 부모님들은 동화 같은 환상 속에서 왕래가 잦고 친밀한 시누이-올케 사이를 요구하거나 실현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올케의 입장에서는 다분히 폭력적인 것일 수 있다. 서열의 관점에서부터 아랫사람에 위치한 올케는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말할 수 없고 거절은 더욱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하면서 바뀌지 않는 명제는 시누이는 시어머니의 딸이다. 고로 정제된 말을 해야 한다. 자칫 긴장을 풀어버리고 속마음이 흘러나오면 상대방은 가족으로 뭉쳐 방어태세를 갖고 할 말 못 할 말 구분 못하는 올케, 흠 잡힌 며느리가 될 수 있다.


‘멀어질 때 더 가까워진다’는 것은 자식이 또는 형제가 결혼하면서 생긴 새로운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설정할 수 있는 주문과도 같은 것이다. 뒤로 물러서 있을 때 상대방이 다가올 공간이 확보될 수 있는 법이고 더 애틋하고 화목한 가정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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