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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MIND Apr 23. 2022

유전자 편집 사회

 2018년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 편집된 인간 아기가 태어났다. HIV 보균자인 아버지로부터 아기가 HIV를 물려받지 않게 하는 실험의 일환이었다. 사실 1970년대 효모와 1980년대 쥐의 유전자 편집에서부터 시작해서 인간은 다양한 생명체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편집했었다. 2017년부터는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실험도 시작되었고, 2020년대에 들어서는 유전자 편집과 관련하여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전자 편집을 이용하는 사회는 이제는 영화 속의 이야기나 먼 훗날 일어날 수도 있는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10-20년 이내의 가까운 미래가 되었다.


 유전자는 생명체의 설계도다. 유전자는 ATGC의 네 가지 코드로 사람을 설계한다. 이 코드를 해독하여 심장, 눈과 같은 장기를 만들고, 생명 활동에 필요한 효소와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항체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면 이 사람의 설계도를 알 수 있는 셈이다. 이미 유전자 서열 분석은 누구나 값싸게 받을 수 있는 기술이 되었다. 과거 유전자 서열 분석은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라는 이름 하에 수많은 과학자들이 협동하여 수십 년이 걸리고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2000년대에 접어든 이후 차세대 유전자 서열 분석방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방법이 개발되면서 사람의 유전자 서열은 하루 이내에 수 백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분석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유전자 편집을 위해서는 편집하고 싶은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유전자를 넣어야 한다. 그러나 유전자는 아주 작아 원하는 부분만 정확하게 잘라내기 쉽지 않다. 2010년대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Cas9 시스템을 이용한 ‘3세대 유전자 가위’가 개발되면서 유전자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값싸고 정확하게 잘라낼 수 있게 되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아직 치료가 어려운 불치병이나 난치병, 특히 유전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유전병은 유전자의 일부가 잘못되어 생기는 병이다. 사람의 설계도인 유전자가 잘못되면서 정상적이지 못한 생활을 하게 된다.


 유전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유전자 편집 치료는 병의 직접적인 원인을 고칠 수 있는 완전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유전병이 의심되는 아기를 태어나기 전 유전자 조작 치료를 통해 유전병이 발병하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면역 체계를 담당하는 유전자를 편집하여 암이나 치매, HIV 등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2020년에는 말기 폐암 치료에 유전자 편집 치료가 심각한 치료 관련 부작용이 없고 임상 적용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유전자 편집을 통해 더 나은 키나 외모, 지능을 가질 수도 있다. 예뻐지기 위해 화장품을 바르고 성형 수술을 받는 것처럼, 유전자 편집 역시 예뻐지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양한 피부색이나 머리카락 색을 가질 수 있고, 날개나 꼬리와 같이 기존 인간의 신체가 아니었던 것을 신체로 만들 수도 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개인의 개성을 인간이라는 생물학적인 한계에서 벗어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윤리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은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는 위험한 기술일 수 있다. 아직 유전자 편집 기술과 관련해 유전자 조작 식품, 맞춤형 아기 등 다양한 부분에서 토의가 이어지고 있다. 위의 중국에서 아기의 유전자를 편집한 과학자는 3년 징역을 받았다. 아직 아기의 유전자를 편집하고 맞춤형 아기를 만드는 일이 아직은 인간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유전자 편집 기술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유전자 편집을 통한 치료법이 더 많이 개발된다면 유전자 편집을 통해 병을 치료하는 것이 더 윤리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지금 우리가 당연히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쓰듯 유전자 편집이 당연하고, 오히려 유전자 편집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지는 사회가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표지] Rosalind Franklin (1952) ‘Photograph 51’

X선 회절을 이용한 DNA의 구조 사진이다.


[참고]

Ledford, H. CRISPR used to peer into human embryos' first days. Nature (2017). https://doi.org/10.1038/nature.2017.22646


https://www.bbc.com/news/world-asia-china-50944461


Carroll D. (2017). Genome Editing: Past, Present, and Future. The Yale journal of biology and medicine, 90(4), 653–659.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733845/


NGS costs:

https://www.abmgood.com/Whole-Genome-Sequencing-Service.html


He, S. The first human trial of CRISPR-based cell therapy clears safety concerns as new treatment for late-stage lung cancer. Sig Transduct Target Ther 5, 168 (2020). 

https://doi.org/10.1038/s41392-020-00283-8



Artist 'KIMSEUNG★' with Gallery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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