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당 오페론(Lac Operon)을 이용하여 타겟 단백질 최대한 많이 뽑아내기>
T7 RNA 중합효소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대장균 자신의 생존을 위한 단백질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T7 RNA 중합효소의 존재 하에 대장균은 세포분열과 증식을 하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타겟 단백질만 만든다. 타겟 단백질을 최대한 많이 만들고 싶은 우리 입장에서는 적은 수의 대장균(E.coli BL21(DE3))이 타겟 단백질을 만들다가 죽게 되는 것보다 많은 수의 대장균이 타겟 단백질을 합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당연히 더 유리하다.
따라서 대장균을 많이 증식될 때까지는 T7 RNA 중합효소가 없도록 만들었다가, 대장균이 충분히 증식되었다 판단이 될 때 대장균의 DE3 유전자를 발현시켜 T7 RNA 중합효소를 만들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최고의 효율로 단백질을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대장균의 DE3 유전자를 우리가 원할 때 발현시킬 수 있도록 우리는 대장균의 젖당 오페론(Lac Operon) 시스템을 이용한다. 오페론이란 대장균 등의 원핵생물*이 외부 환경에 따라 유전자 발현을 다르게 조절하는 일련의 메커니즘 말한다. 대장균의 입장에서, 쓸모없는 단백질을 생산하거나 분해하는 것 모두 에너지와 자원이 들기 때문에, 모든 단백질을 생산하는 것은 손해이다. 그러나 뇌도 없는 대장균이 어떻게 어떤 단백질이 필요한지 알 수 있을까?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오페론이다.
*) 원핵생물: 세포 내에 핵이 없는 생물. 원핵생물은 모두 단세포 생물이며, 주로 자기 복제를 통해 증식한다. 대장균, 아메바 등의 세균이 주로 원핵생물에 포함된다.
젖당 오페론은 주변 환경에 젖당이 있는지를 확인하여 젖당이 있다면 젖당 분해효소를 생산하고 반대로 젖당이 없다면 젖당 분해효소를 생산할 수 없도록 한다. 일반적인 경우, 젖당 분해효소를 암호화하고 있는 DNA의 프로모터에 억제 인자(repressor)가 붙어있다.
대장균의 RNA 중합효소는 프로모터에 붙을 수 없고 젖당 분해효소를 생산할 수 없다. 그러나 젖당이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젖당이(정확하게는, 젖당에서 유래한 인자인 allolactose가) 억제 인자와 결합하여 억제 인자가 프로모터에 붙을 수 없게 만들고 대장균의 RNA 중합효소가 프로모터에 결합하여 젖당 분해효소를 생산한다. 프로모터 다음에 DE3 유전자를 넣어주면 젖당이 있는 환경에서 DE3 유전자를 발현시켜 T7 RNA 중합효소를 합성하도록 만들 수 있다.
실제 단백질 재조합 기술에서는 IPTG(Isopropyl β-D-1-thiogalactopyranoside)라는 allolactose와 구조가 유사하여 젖당 오페론에서 억제 인자와 결합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을 사용한다. 대장균이 적당히 증식하면 IPTG를 넣어 대장균이 DE3 유전자를 발현하도록, 그래서 타겟 단백질만을 생산하도록 한다.
젖당을 넣어줄 경우 대장균이 젖당을 분해하게 되면 억제 인자가 다시 젖당 오페론 프로모터에 붙어 타겟 단백질을 생산하지 않을 위험이 있지만, IPTG는 대장균이 분해할 수 없기 때문에 타겟 단백질만을 생산하도록 만들 수 있다.
Artist 'KIMSEUNG★' with Gallery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