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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MIND Apr 19. 2022

단백질 재조합 기술 3편


<단백질의 생산>

 대장균에게 타겟 유전자가 들어있는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넣어주었으므로, 이제 단백질을 얻어보자. 그러나 안타깝게도, E.coli DH5α는 타겟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지만 많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에 특화되어있지 않다. 실험 등을 위해 적은 양의 타겟 단백질이 필요한 경우에는 E.coli DH5α를 이용한 단백질 생산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많은 양의 타겟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E.coli DH5α가 재조합된 플라스미드 복제의 전문가라면, E.coli BL21은 단백질 생산이 전문이다. E.coli DH5α의 복제를 통해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충분히 생산했다면,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따로 추출*)한 후 E.coli BL21에 넣어준다. E.coli BL21 또한 컴피턴트 셀이므로 Heat shock 방법을 이용하여 형질전환시킬 수 있다.


*) 페이지 관계 상 플라스미드를 추출하는 부분은 생략한다. 자세한 과정이 궁금하다면 mini-prep으로 검색하면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coli DH5α와 E.coli BL21의 차이점>

 E.coli DH5α와 E.coli BL21이라는 두 종류의 대장균을 굳이 써야 하는지 여전히 의문이 들 수 있다. E.coli DH5α는 recA라는 유전자가 결핍되어 자체적으로 유전자 재조합(recombination) 시키지 않고 우리가 넣어준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있는 그대로 복제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E.coli BL21은 단백질 분해효소(protease)를 불활성화시켜 타겟 단백질을 분해하지 못하도록 한다.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있는 복제하는 추가적인 과정이 왜 필요한 것일까? 바로 E.coli BL21에 넣어서 단백질을 생산하는 방법이 훨씬 편할텐데 말이다. E.coli DH5α를 통해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복제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대량으로 복제하여 보관해둘 수 있다는 것이다. E.coli BL21으로 단백질을 생산한 후에는 플라스미드를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재조합된 플라스미드가 모두 버려지는데, 같은 단백질을 다시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바로 E.coli BL21에 넣어서 단백질을 생산했을 경우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만드는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실험자가 귀찮아질 뿐만 아니라 수십만 원 선의 플라스미드 벡터도 새로 사야한다.



<바이러스의 원리를 이용한 단백질 과발현(Protein Overexpression)>

 본 글에서는 타겟 유전자의 선택적 발현*을 위해 많이 쓰이는 대장균인 E.coli BL21 계열의 E.coli BL21(DE3)를 소개하고자 한다. E.coli BL21(DE3)는 대장균의 주 유전자에 DE3라는 유전자가 들어있는 대장균이다. DE3는 박테리오파지 T7의 RNA중합효소**)의 유전자이다. DE3를 소개하기 앞서, 박테리오파지 T7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 발현(expression): 1편에서 소개한 바 있듯 유전자는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다. 유전자를 발현시킨다는 말은 그 유전자가 암호화하고 있는 단백질을 생산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다. 선택적 발현이란, 타겟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발현하여 타겟 단백질만을 선택적으로 대량생산하겠다는 뜻이다.


**) RNA 중합효소: 중심 원리(central dogma)에 따라 유전자를 단백질로 만드는 과정에서 mRNA가 만들어지는데, DNA 서열을 mRNA로 복사(전문적인 용어로는, 전사)하는 효소를 RNA중합효소라고 한다.


 박테리오파지는 대장균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를 총칭하는데, T7파지도 그 중 하나이다. 다른 모든 생물처럼 T7파지도 자신의 유전물질을 후대에까지 전하고 싶어한다. T7은 대장균을 감염시켜 자신의 후손을 만드는데, 대장균의 유전자 안에 자신의 유전자인 T7파지의 유전자 서열을 집어넣는다. 이후 대장균이 증식하면서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면 T7의 유전자도 같이 복제된다. 그러나 대장균이 생존하기 힘든 환경이 되면 T7은 대장균을 탈출해야 한다. 이대로 대장균 안에만 있으면 대장균이 죽어버릴 때 T7의 유전자도 함께 죽기 때문이다. 이 때 T7은 자신의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발현시켜 T7 단백질만을 대량으로 만들도록 하고, 이 단백질들은 새로운 T7이 되어 대장균 밖으로 탈출하여 새로운 대장균을 찾아 떠난다.


 단백질 재조합 기술은 T7의 단백질 생산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우리도 T7처럼 대장균에 타겟 유전자 서열을 집어넣어 대장균의 증식과 함께 타겟 유전자를 많이 복제한다. 또한 T7의 자신의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발현시키는 능력을 이용한다면 우리도 타겟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과발현시켜 타겟 단백질을 대량으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T7파지는 어떻게 자신의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을까? 비밀은 T7 RNA중합효소와 T7프로모터*에 있다. T7 RNA중합효소는 T7프로모터만을 인식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따라서 T7 RNA중합효소는 T7프로모터부터 시작하는 DNA 서열만을 선택적으로 mRNA로 전사하고,  이 부분의 유전자만을 발현시킬 수 있다.


* 프로모터(promoter): 프로모터는 RNA중합효소가 DNA를 mRNA로 전사할 때 시작 지점으로 삼는 유전자 서열이다. RNA중합효소는 DNA의 프로모터 염기서열을 인식하고 프로모터에 달라붙어 그 부분부터 전사를 시작한다.


 pET 계열 플라스미드 벡터에는 T7프로모터 서열이 있다. 이는 플라스미드 벡터의 편리한 특성 중 하나이다. 따라서 플라스미드 벡터에 타겟 유전자를 넣는 단계(즉,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만드는 단계)에서 T7프로모터 다음에 타겟 유전자 서열을 넣어주면 T7 RNA중합효소의 능력을 이용하여 타겟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과발현할 수 있다.


Artist 'KIMSEUNG★' with Gallery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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