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마주이야기 #2
외갓집에 맡겨진 동안, 아이는 내가 어릴적부터 다니던 교회를 갔다. 외할머니 손을 잡고 둘이서.
교회에서 친구의 손주를 본 엄마 친구들은 무척 반가워하며 아이를 둘러쌌다고 한다.
"아이구~ 니가 OO딸이구나?" 하며 알은체하자 아이는 화를 내며 단호하게 말했단다.
평소 집에서 "우리 포도 누구 딸이라서 이렇게 예뻐?" 하는 질문에 엄마 딸이라는 둥, 아빠 딸이라는 둥 대답을 왔다갔다 하다가 아이는 그냥 공평하게 "예수님 딸"로 하겠다고 정했는데,
할머니 친구가 엄마딸이냐 물으니 단호하게 아니라고 한 것.
그리고 몇 달 후.
할머니가 우쭈쭈쭈 이뻐하며 아이에게 건넨 말,
"우리 포도 누구 새끼야?"
"에이, 아니야 포도는 엄마 아빠 새끼잖아."
"아니야. 멍멍이 새끼야."
도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멍멍이 새끼가 된 거니?
엉뚱하고도 아름다운 세 살.
g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