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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Sep 27. 2023

진짜 나오는 거야? 진짜 정말로?

단편 소설집이 나온다고 합니다.

장편소설 모임에서 올해 한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바로 단편소설집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6명이 한편씩 소설을 써서 책으로 묶는 건데, 지역문화재단에서 지원금을 받아 출판을 하게 되었어요.


사실 소설을 써도 혼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단편 공모전에 된다고 해도 작품집에 실릴 뿐 '진짜 독자'가 읽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요. 그렇다고 브런치에 올리자니 공모전에 쓸 수 없는 글이 되어 올릴 수도 없었죠.


그러던 중에 여러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표지 시안이 나왔답니다! 내지 시안을 고른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표지 시안이라니요. 아마 디자이너님이 일을 후딱 해치우고 추석 연휴를 보내려고 하셨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내지 시안을 받았을 때만 해도 책이 나오는 게 상상이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표지를 받아보니 정말로 책이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한 거라고는 글을 쓰고 고친 뿐인데, 다른 분들이 많이 힘써 주셨어요.


문화재단에서 200만 원을 덜컥 받아오신 박 작가님, 소설은 물론이고 출판사 대표님도 되신 또 다른 박 작가님, 끈끈하게 우리를 치킨으로 이어주신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작가님, 강원도 평창에서 신입사원으로 집필 활동을 하신 최 작가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붓에 글을 써주진 김 작가님.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책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느껴볼 수 있던 것 같아요. 물론 저의 책임과 지분은 1/6이어서 비교적 가벼운 어깨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온전히 100퍼센트 제 책이었다면 기분도 그만큼 좋았겠지만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의 인생 첫 책이, 늦어도 11월이면 세상에 나온다고 합니다. 아직은 오타를 수정할 수 있는 단계여서 몽땅 인쇄한 다음 카페에 가서 한 번 더 찬찬히 읽어보려고 해요.


올해 초 200군데 가까이 투고했던 에세이는 결국 책으로 나오지는 못했어요. 잘 해보려 해도 잘 되지 않았죠. 그런데 단편소설집은 인 노력에 비해 쉽게 쉽게 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운을 탄다는 걸까요?





오늘은 원고를 앞에 두고 왠지 감성 충만해서 브런치 글을 적어봅니다. 이 글이 세상에 나가면 무엇이 될까요? 글이 책이 되어서 독자를 만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가슴만 두근두근합니다.


제 이야기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올까요?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와 저에게도 이야기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상상만 해볼 뿐입니다. 진짜로 제 손에 책이 들려있으면 또 다르겠지요? 오늘은 이만 나가서 오타를 찾아봐야겠어요. 그럼 다음 글에는 더 좋은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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