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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Jul 10. 2024

호우주의보가 내린 다음날, 하늘은 파랗고

아이들은 물놀이 준비가 한창

어제는 저녁부터 호우주의보 문자를 받았습니다. 8시부터 비가 내리니 위험지역에는 가지 않고 하천 범람에 주의하라는 문자였어요.


동동이와 빵집에 쿠키를 사기 위해 밤 9시쯤 나왔는데  아직 비는 내리지 않았어요. 혹시나 몰라서 우산을 들고 갔다가 동동이가 아끼는 노란 우산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빗방울이 똑똑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비가 내리나 보다 하는데 안전 안내 문자에는 내일 새벽까지 낙뢰를 동반한 강한 오후가 예상된다는 무시 무시한 문구가 적혀 있었지요.


집에 돌아와 단잠을 잔 탓에 새벽에 정말로 무시무시한 비가 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눈을 떴을 때는 구름이 갠 하늘과 햇빛을 볼 수 있었어요.

 

온통 축축한 날을 보내고 있다가 오랜만에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비 온 뒤 공기는 촉촉하고 나무와 풀은 푸르게 흔들려요. 운전을 해서 학교에 오는데 이보다 행복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잠시 듭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침부터 물을 채우느라고 바쁘네요.



이번주에 물놀이 주간이라서 수영복에 물총까지 들려 보냈는데 비가 오고 날이 흐려서 제대로 놀 수가 없었거든요. 조금 기다리면 물이 따끈하게 데워지겠지요.




오늘은 수요일, 운동장 도는 날이지만 비가 잔뜩 오면 나갈 수 없으니 책을 읽으라고 미리 말해 두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날이 좋으니 오늘은 평소에 운동장에 나가지 않던 진구도 모두 밖에 나가 신나게 놀고 왔어요. 이제 아침공부시간도 끝나고 수업을 시작해 봐야겠죠?


비가 올까 말까, 날씨가 좋을까 그렇지 않을까.


20대에는 여행 계획을 세워놓고 날씨가 좋기만을 간절히 바라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매일 같이 일기예보를 봐도 틀릴 수도 있고, 그날의 날씨가 운 좋게 알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축축한 장마보다는 비 갠 날이 좋네요. 오늘의 비 갠 날이 저에게는 소중한 행복입니다.


*사진: UnsplashKumiko SHIMI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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