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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요가 수행자 Oct 27. 2024

당신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나요?

아티스트웨이 9주 차 : 움직임

이 글은 책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아티스트 웨이'를 읽고 한 주씩 과제를 하며 쓰는 글입니다.


이번주의 주제는 '움직임'입니다. 인간이 뇌가 있는 이유는 움직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책에서는 곧바로 '생산성'에 대해서 질문을 합니다.


여러분에게 생산성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생산성>


1. 내가 생산적이라고 느끼곤 했던 때는 새벽에 글 쓸 때이다.

2. 지금 내가 생산적이라고 느끼는 때는 책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릴 때이다.

3. 만일 내가 두 시간 동안 글을 쓴다면 내가 생산적이라고 느낄 것이다.

4. 내가 남 모르게 하고 싶은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5. 내가 시작하도록 마음을 끌 만한 작은 선물은 녹차 웨하스 뜯기이다.


놀랍게도 저는 글을 쓸 때 생산성을 느끼는 사람이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면 무엇이든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 말인즉슨,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 창조적인 무언가를 한다고 느끼지 못하면 시간을 의미 없이 소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2학기가 시작되었는데 국어 시간에 너무 재미가 없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말을 하고 말았네요.


"아, 왜 이렇게 재미가 없지."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교직 10년 차이지만 3년의 휴직 끝에 돌아온 학교였기에 진도를 맞추는데만 급급했다는 사실을요. 진도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진짜로 배웠느냐가 중요한 것이었지요.




발표를 하는 방법 알기. 1. 듣는 사람을 쳐다본다. 2. 바른 자세로 선다. 3. 알맞은 크기의 목소리를 낸다. 이렇게 글자를 읽는 것과 실제 발표하는 것은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직접 친구 앞에서 발표해 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해보는 데서 선생님의 창조력이 발휘되는 거예요. 읽고 줄 긋고 스티커만 붙이니 재미가 없을 수밖에요.




신규 교사 시절의 저는 쓸데없는 활동을 많이 하는 선생님이었습니다. 그 누가 시키지 않은 것을 스스로 찾아서 했어요. 아이들이랑 영화를 찍고 동영상을 편집하느라고 늦은 시간까지 교실에 남아있기도 했습니다.


그런 것들은 모두 괜찮았습니다. 재미가 있었으니까요!


어느 해에는 몇백 개의 우유갑을 씻어 말려서 아주 커다란 우유갑을 만들었습니다. 그날 우리는 하루종일 만들기를 했고 그게 우리의 프로젝트 수업이었습니다. 정말 창조적인 일이었죠.


3학년 아이들과 만든 거대한 서울우유!


그러면서 서서히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지친 가장 큰 이유는 재미있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저 해야 하는 대로 교과서 대로 수업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부장을 달고 이런저런 업무처리에 급급하다 보니 (3년 만에 돌아와서 알지도 못하는 업무를 하루살이처럼 쳐내야 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시도하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퇴근하는 순간 동동이가 기다리고 있었고요.




그래도 2학기가 되었으니까, 조금의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무언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첫걸음은 아이들이랑 종종 만들곤 했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입니다.


노래 가사에 맞는 그림을 그려서 노래에 맞춰 넘어가게 하는 아주 쉬운 동영상 제작이죠.


1학년 아이들은 그 쉬운 동영상을 만드는 데에도 눈이 반짝반짝 해 졌습니다. 자기들이 만든 영상이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온다는 사실에도 놀라워했죠!  


https://youtu.be/XoPfrNwk5bA?si=27mnuk95SzPvvH-1

오랜만에 만든 뮤직비디오


11월이 다가오는 지금도 업무는 끊임이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그 와중에도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위해서라면 딴짓을 해야겠습니다.


이벤트로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고 덩달아 나도 신나지는 그런 교실을 만들어 봐야겠어요.


그래서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일만이 생산성이 있는 일이 아니라, 학교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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