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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해서 당신이 가지 않은 길

아티스트웨이 11주 차 : 모험심

* 이 글은 책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아티스트웨이'를 읽고 한주씩 써 내려가는 글입니다.


11주 차에서는 가장 먼저 '위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의 위험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감수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돌아보는 것이죠.


'작은 위험을 감수하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우리에게 위험을 감수하고 날아보라고 말합니다.




1.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은 이사가기이다.

2.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은 새로운 사람 만나기이다.

3.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은 새로운 동네에 살기이다.

4.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은 새로운 것을 배우기이다.

5.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은 제대로 가기 위해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위험은 '모험'에 가깝습니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만나는 것. 그것은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줍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은퇴를 생각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은퇴자를 위한 책이라는 걸 모르고 시작했어요. 마지막 12주 차를 바라보는 지금 저는 은퇴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생 직업이 될 수도 있는 초등교사라는 직업을 내려놓는 위험을 감수해보려고 합니다. 모험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그 길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20살의 내가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모험을 떠났던 것처럼. 35살의 나도 새로운 세상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그 길은 두렵기보다 설레고 기대되는 일입니다. 세상이 저를 읽어야 할 책들로 안내해 주었고 심지어는 은퇴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었을 때, 이 책을 읽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제 글은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나의 첫 번째 꿈이었던 초등학교 선생님.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부단히도 많은 시간을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더 소중하고 고마운 꿈입니다.


소중했기에 선생님이 된 나에 대해 기대도 높았고 실망감도 컸습니다. 교실로 출근하면서 때로는 이 직업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했고, 때로는 하루 종일 소모된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 모든 희로애락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제 앞으로 짧으면 3개월 길면 15개월 후에 교직을 그만 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면 언제든 만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을 그만두어서도 여전히 선생님일 수 있고, 여전히 '나'로 존재할 것입니다.


그게 뭐라고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걸까요? 어린 시절의 내가 간절히 바라왔던 그 꿈을 넘어서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것이 슬프기도 하고 또 기대감으로 벅차기도 합니다.





이 글을 빌려 어린 시절의 나의 꿈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고마웠다고. 그동안 너 하나를 보고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고. 이제 나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그동안 나를 살아있게 해 주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나의 꿈아.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1874–1963)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 나 있어,

나는 둘 다 가지 못하고

하나의 길만 걷는 것 아쉬워

수풀 속으로 굽어 사라지는 길 하나

멀리멀리 한참 서서 바라보았지.


그러고선 똑같이 아름답지만

풀이 우거지고 인적이 없어

아마도 더 끌렸던 다른 길 택했지.

물론 인적으로 치자면, 지나간 발길들로

두 길은 정말 거의 같게 다져져 있었고,


사람들이 시커멓게 밟지 않은 나뭇잎들이

그날 아침 두 길 모두를 한결같이 덮고 있긴 했지만.

아, 나는 한 길을 또다른 날을 위해 남겨두었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걸 알기에

내가 다시 오리라 믿지는 않았지.


지금부터 오래오래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렇게 말하겠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덜 지나간 길 택하였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노라고.


- 손혜숙 엮고 옮김, <가지 않은 길 : 미국대표시선>(창비, 2014) / <인생의 역사>, pp.240-241



*사진: UnsplashMark Basar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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