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요가원에서 마스크를 벗다

10년째 초보요가 수련기

"실내 마스크가 해제되었어요. 아시죠?"


그래, 30일부터 실내 마스크가 해제된다고 들었다. 하지만 오늘 현관문을 나서며 마스크를 꼭 끼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어린이집에 들려서 아이를 데려다줄 때도, 요가원으로 올라올 때도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진짜요?"


"네, 어제 저녁부터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수업했어요. 편하신 대로 수업받으셔도 돼요."


원장님은 콧물이 좀 있어서 마스크를 쓰신다고 했다.




요가는 호흡이 절반인 운동 아닌가. 고개를 뒤로 젖히는 후굴 자세를 할 때는 가슴이 열리지 않으면 마스크를 벗어도 숨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동안 정수리로 물구나무를 서는 시르사아나사를 할 때도 꼭꼭 마스크를 쓰고 했으니 참 대단했다. 수업하는 동안 끊임없이 말을 해야 하는 원장님은 특히 더 그렇다.


나는 평소에도 요가 수업을 듣다가 숨이 찰 때면 마스크를 살짝 내려서 숨을 쉬기도 했다. 마스크를 잘 쓰고 있고 싶었으나 도저히 숨이 안 쉬어졌다.




훌렁, 마스크를 벗어던진 회원은 꽉 찬 요가원에서 딱 세 명. 마스크를 벗은 몇몇 회원들의 얼굴이 새롭게 보인다.


오후 수업에서는 다들 마스크를 벗어던졌다는데 어째 오전 수업에는 모두들 마스크를 벗을 생각을 안 한다. 이렇게 자유롭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했던 요가인데. 어느새 마스크를 쓰고 하는 요가에 더 익숙해져 버린 모양이다.


나는 여전히 코를 내놓은 채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 곧 마스크를 벗었다.


그동안 실내 체육시설이라고 한때는 문을 닫았었고, 또 한때는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만 이용이 가능했던 요가원. 이제는 마스크를 벗고 요가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장대한 코믹극의 마침표를 보는 느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바아사나까지 모두 끝내고 요가수업을 마치고 나서 매트를 돌돌 말아 스튜디오에서 나오면서 마스크를 썼다. 아무래도 뭔가 허전했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괜히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마스크를 벗어봤다. 그러고 보니 엘리베이터에 오랫동안 붙여져 있던 [마스크 올바르게 쓰는 법] 안내문이 사라졌다.


처음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을 때처럼 아직은 벗은 모습이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그랬었나요?' 하듯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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