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텃밭이 생각난다

초보의 설렘으로 흙을 처음 만지던 날

by 가글

3월이 되면 이상하게 손이 근질거린다. 마트에서 상추 한 봉지를 집어 들다가 문득, 이걸 직접 키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실 작년에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흐지부지 끝났다.



봄이 오면 반복되는 그 충동

봄 텃밭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마다 3월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특별히 무언가를 계획한 것도 아닌데, 날이 조금 풀리면 그냥 흙이 보고 싶어지는 것 같다. 아마 겨우내 회색빛만 보다가 초록이 그리워지는 본능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올해는 진짜 해보기로 했다. 베란다 한 귀퉁이에 화분 몇 개 놓고, 상추라도 심어보는 것. 거창하게 시작할 생각은 없었다. 씨앗 한 봉지, 흙 한 포대, 화분 세 개.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흙을 담던 날의 기억

처음 화분에 흙을 담는 날은 생각보다 설렜다. 손에 묻는 흙 냄새가 낯설고도 기분 좋았다. 씨앗을 심을 때는 얕은 구멍을 내고 조심스럽게 넣는데, 그 작은 행동이 왠지 진지하게 느껴졌다. 어떤 생명체를 맡기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상추 씨앗은 아주 작다. 검은 점 같은 것들이 봉지 안에 수십 개 들어 있는데, 이게 정말 자라나는 건지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사흘쯤 지나면 흙 사이로 연두색 새싹이 고개를 내민다. 그 순간이 생각보다 감동적이다.


봄 텃밭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할지 막막하다면, 봄 텃밭에서 3월부터 심을 수 있는 작물 안내가 도움이 된다. 시기별로 어떤 것을 심으면 좋은지 잘 정리되어 있었다.



초보가 저지르는 실수들

물을 너무 많이 줬다. 처음엔 매일 물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흙이 과습 상태가 되면 뿌리가 썩는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손가락으로 흙을 2센티 정도 눌러봐서 건조하면 그때 주면 된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처음엔 몰랐다.


햇빛도 중요하다. 베란다 방향이 북향이라면 상추보다는 공기정화 식물 쪽이 더 잘 자란다. 우리 집은 남향이라 다행이었는데, 해가 잘 드는 쪽에 화분을 놓는 것만으로도 성장 속도가 달라진다는 게 신기했다. 같은 씨앗을 심어도 놓는 위치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다.



베란다 텃밭이 알려준 것

텃밭을 시작하고 나서 아침 루틴이 바뀌었다. 일어나면 베란다에 나가 화분을 확인하는 게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어제보다 얼마나 자랐는지 보는 게 기분 좋다.


아파트에서 채소를 키우는 것이 번거롭고 어렵게 느껴졌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단순했다. 복잡한 도구도 필요 없고, 특별한 기술도 없어도 된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우는 방법을 보면 첫 삽질을 하기 전에 알면 좋을 것들이 나와 있다.


봄 텃밭은 결국 기대감으로 시작해서 작은 보람으로 이어진다. 올해도 그 설레는 마음 그대로 흙을 만질 수 있었다는 것이, 생각해보면 꽤 다행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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